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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출신 조진복씨 "떳떳해진 내 삶의 모습 그린 책 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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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출신 조진복씨 "떳떳해진 내 삶의 모습 그린 책 냈어요"

입력
2011.11.2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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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는 대구·경북지역 은어로 영업택시 기사를 뜻합니다. 택시를 몰며 겪은 일들을 기록해뒀다가 쓴 책이라서 제목도 그렇게 지었어요."

조진복(48)씨는 '소설 쓰는 택시기사'다. 5월부터 대구에서 택시를 몰고 있는 그는 기사들의 애환과 영업 중 재미나는 에피소드 등을 엮어 <바퀴벌레> 라는 제목의 소설을 최근 출간했다.

매일 사납금 11만 3,000원을 채워야 하는 조씨의 근무시간은 오후 4시부터 다음달 새벽 4시. 12시간을 꼬박 일한다.

소설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일과시간엔 운전대 옆에 수첩을 놓고 그때그때 겪은 일 등을 정리한 게 밑천이 됐다. 수면시간 등을 제외한 자투리 2~3시간 가량 매일 집필에 매달렸다.

"여성의 나이와 교육 정도 등에 따라 다르긴해도 농촌총각이 조선족 여성과 결혼하는데 7,000만원이 조건으로 붙는다는 걸 택시기사를 안 해봤으면 어떻게 알겠어요. 별난 사람들한테 별 얘기 다 듣고, 별 일 다 겪은 것을 글로 옮긴 겁니다."

택시 드라이버는 초보임에 분명하지만 책 출간은 처음이 아니다. 2004년 <남자의 그늘> 과 지난해 <늪> 에 이어 세 번째다. 세 권 모두 조씨가 직접 겪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논픽션 소설이다. 하지만 <바퀴벌레> 외 두 권은 조씨가 택시기사로 마음을 잡고 살아가던 시절 이전에 출간했다.

그의 인생은 굴곡이 심했다. 20대이던 1980년대 수년간 폭력조직에 몸담기도 했다. 이를 빠져나온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90년대 말부터 영화 등 미디어에서 조폭이 미화되는 것을 보며 참기 어려웠다.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남자의 그늘> 을 썼다. 2006~2009년 카지노 도박에서 수천 만원을 잃고 느낀 도박폐해를 지나칠 수 없어 쓴 소설이 <늪> 이다. "예전의 책들이 제 자신을 반성하는 내용이었다면, 이번은 노동의 신성함을 알게 된 후 떳떳해진 모습을 그린 것"이라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자신의 경험과 반성을 글로 푸는 이유를 "글에 대한 애착이 크기 때문"이라른 말로 대신했다."고등학생 때까지 정말 책 많이 읽던 학생이었어요. 대학 진학에 실패하고 나쁜 길로 빠져 매우 오랜 시간 돌아 겨우 제자리를 잡았지만요. 지금도 국내 유명작가들 책은 모조리 다 읽습니다."

그의 꿈은 앞으로도 책을 계속 내는 것이다. 서민들이 박수치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편하게 풀어 쓰는 게 유일한 바람이다.

"택시기사를 바퀴벌레라 부르는 건 동그란 네 바퀴가 달린 차를 몰며 밤낮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녀서겠죠. 그래도 우리끼리 인생도 있습니다. 요즘은 동료들이 '책 잘 봤다고 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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