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은 28일 "혁명을 통해 사회를 바꾸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선거를 통해 점진적으로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 알려져 있는 법륜 스님은 이날 오전 경기도 고양시 KT고양지사 대강당에서 가진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에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가 되려면 법과 제도를 바꿔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며 "선거를 통해 변화하려면 국민적 각성의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이날 강연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를 통해 최근 '안철수 현상'에 대해 "정치권이 국민의 요구를 받아내지 못하니까 그러한 요구가 비전문가들에게 오는 것"이라며 "안철수 현상은 이 같은 국민적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도 사실 비전문가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법륜 스님은 이날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강연에서 "(정치는) 전문가가 하는 것이 비전문가가 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느냐"며 "여야 모두에게 국민적 요구를 어떻게 빨리 수용해 내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제도 정치권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다음은 기자와의 일문일답.
_강연에서 선거를 통한 사회 변화를 얘기한 이유는 무엇인가.
"제도 정치권이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니까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면 사회적 비용을 많이 지불해야 하고, 성장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학생들의 시위 등으로 이뤄졌지만 지금 그렇게 할 수는 없다. 한진중공업 김진숙씨의 크레인 고공농성과 촛불집회, 미국의 월가 시위 등은 국민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들이다. 내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 가서 이래라 저래라 이야기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_요즘 안철수 원장과 연락을 하고 있는지.
"연락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나는 그 동안 국민들이 각성해서 사회 양극화, 육아, 통일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왔는데 자꾸 다른 곳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_스님은 안 원장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고 있는데.
"언론에서 자꾸 그렇게 부르는데 그렇게 쓰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스님으로서 모든 사람들의 후견인이지 안 원장의 정치적 멘토는 아니다. 안 원장과는 청춘콘서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조국 서울대 교수 등 여러 사람들과 함께 했을 뿐이다."
_최근 대선주자 양자 대결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앞질렀는데.
"안 원장이 정치를 할지 안 할지는 그분의 생각이기 때문에 내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성 정치인들은 국민의 여론을 잘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륜 스님이 신당 창당을 추진할 것이란 얘기도 있었는데.
"내가 딴 뜻이 있었으면 한나라당 의원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겠느냐. 그렇지 않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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