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때아닌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전국 대부분의 지역은 이틀째 20도가 넘는 기온을 보였다. 제주 서귀포의 낮 최고기온은 23.1도까지 올라갔고 전주 22.1도, 청주 21.4도, 원주 21.1도, 수원 20.8도 등을 기록했다. 평년보다 6~15도 높은 기록이다. 서울의 이날 낮 최고 기온은 17도, 11월 하순 기온으로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겨울 초입에 나타난 이 같은 이상고온 현상은 겨울철 찬 공기를 몰고 오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남하하지 못하고 북태평양의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북단의 상층 공기가 동서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 시베리아 고기압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고온으로 보기 드문 풍경도 벌어진다. 11월말은 감들이 찬바람에 단단한 곶감으로 거듭날 시기지만 더운 날씨에 감이 녹아내려 떨어지고 있다. 전국 최대 곶감 산지인 경북 상주시와 경남 산청군, 함안군 등의 곶감 농가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반팔에 반바지 입은 사람도 봤다”(@ch**)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모기까지 극성이다. 회사원 남모(28)씨는 “27일 밤 모기에 시달려 잠을 설쳤다”고 말했고, 한 SNS 사용자는 “이대로라면 크리스마스까지 모기와 함께 지낼 것 같다”(@cro*****)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상고온 현상은 30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후 누그러지겠지만 12월2일까지는 아침 기온이 평년보다 높겠다”고 밝혔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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