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은 잎이 무성했던 여름에 찜통더위를 피해주는 그늘을 마련해주었고, 요즘 같이 잎이 떨어진 계절에는 줄기와 가지만의 나목으로 우리들에게 삶의 지혜를 알려주고 있다.
더욱 복잡하고 힘들어지는 세상
초행길 삶을 잘 살기 위해서는 인생 전체를 볼 수 있는 큰 안목과 삶의 핵심을 찾아 집중력을 키워야 한다. 생각하는 힘으로 인생의 길을 그리다 보면 잎이 떨어진 다양한 나목들이 좋은 모델이 된다. 자신을 한 방울의 물로 비유해보자. 뿌리를 통해 흡수된 물이 나무줄기와 가지를 거쳐 어느 잎으로 올라가는 지는 곳곳에 있는 분기점에서 결정되며, 잎에 도달해서는 이산화탄소, 무기질, 햇빛과 결합하여 영양분을 만들게 된다. 미세한 차이로 인해 진로가 결정되는 분기점들이 인생에서 보면 나비효과가 발생하는 시기이며, 영양분은 자신의 삶에서 이룬 성과물로 볼 수 있겠다.
인생을 크게 조망하는 작업이 삶의 질을 높이는 출발점이다. 인생 그래프에서 미래 부문은 여러 가지로 뻗어 있는 다양한 나목들을 보면서 유익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어 분기점에서의 중요성을 한 층 더 실감하게 된다. 인생의 길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만약 미래 어느 시기에 나비효과가 발생함을 알고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인생관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분기점에서 아주 미세한 차이로 인해 진로가 달라지기에, 결정적인 시기를 앞두고 미리미리 철저하게 대비하고 집중하는 자세를 취한다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생의 길을 개발지역과 미개발지로 나누어보고, 목표와 꿈이 있는 삶이 되려면 미개발지에서의 개척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깨달음도 필요하다.
미개발지에서는 우선적으로 기반시설을 구축해야 하므로 포석, 탐구력, 방향감각 같은 근본 능력이 중요하다. 반대로, 기반시설이 구축된 개발지역에서는 가이드, 전망대, 안내판, 지도 등의 활용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리게 된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비전이 있어야 하고, 그 비전을 위해서는 개발지역에 있어도 미개발지에서의 개척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어야만 한다.
이러한 분별력을 세계적인 산악인에게서 확실하게 볼 수 있다. 고산 등반가는 포터의 도움을 받아 베이스캠프까지 개발된 길을 편하게 가더라도 등반 막바지에 펼쳐지는 미개척지인 극한지역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얼마 전에 실종되어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산악인 박영석 대장의 끝없는 도전정신은 그 본보기였다.
미개발지에서의 개척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지역에서 그와 유사한 모델들을 찾아 그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동안의 확장을 보면 외형은 달랐지만 구조적으로 같은 틀이 유지되는 것들이 있어서다.
지금은 인간이 관찰한 우주의 일부분들을 모아 우주 밖에서 본 우주 지도를 만들고 있다. 매우 힘든 작업이지만 평면지도와 지구본을 만들었던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비행기와 인공위성 같이 해당 세계를 내려다보는 그 무엇에 대해서도 연구할 수 있게끔 해준다. 우리들에게 중요한 교육도 기존의 지식을 전달하면서 미지영역에서의 확장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
목표 뚜렷이 정하고 현실 점검해야
또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주위의 나목들을 보며 자신에게 주어질 나비효과 시기를 미리 예상하여 효율적으로 대비해보자. 인생을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고 효율성을 높이는 분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삶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얻기가 매우 힘든 복잡한 세상을 살고 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큰 목표를 설정하고 현재 어디쯤 가고 있는지 점검하면서, 지금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를 잘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문권배 상명대 수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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