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광역단체(오사카부)에서 한단계 아래인 기초단체(오사카시)의 수장으로 말을 갈아타는데 성공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ㆍ42)가 오사카도(大阪都)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항해를 시작했다. 오사카부를 도쿄도(東京都)처럼 특별도로 승격시키려는 하시모토의 최종 목적은 오사카를 수도 도쿄의 기능을 분담하는 제2의 수도로 만드는 것이다. 하시모토 시장은 취임 일성으로 “오사카부(大阪府)와 오사카시(大阪市)의 100년 전쟁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선언했다. 인구 800만명의 오사카는 전국 면적의 7%로, 가가와현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작지만, 부와 시가 따로 노는 이중행정 때문에 행정낭비를 초래했고, 지역세력도 약해졌다는 것이다.
하시모토 시장은 광역부(오사카부), 기초시(오사카시, 사카이시), 행정구 등으로 나눠져 있는 행정조직을 도쿄도(東京都)처럼 광역도-행정구 등 2개로 단순화한다는 입장이다. 행정조직을 수도 도쿄와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 향후 제2수도 역할을 순조롭게 이행할 수 있게 한다는 복안이다. 2015년까지 오사카시와 사카이시를 해체하는 행정조직을 개편한 뒤 차기 선거에서 다시 지사직에 도전, 개혁을 마무리한다는 의도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오사카시와 사카이시를 해체하려면 2013년도까지 지방의회의 찬성을 끌어내야 한다. 하시모토 시장이 이끄는 오사카유신회가 올 봄 지방선거에서 오사카부 의회의 과반수를 확보했으나 오사카 시의회는 과반수를 넘기지 못했다. 여론의 반발 때문에 중앙정부(총무성)에 지방자치법 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주민투표 과반수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오사카 제2수도 지정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도호쿠 대지진을 계기로 정치 경제 행정이 집중된 수도 기능의 백업 체제 구축을 검토하는 전문가 회의를 다음달 초 열기로 했다. 오사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제2수도 기능을 오사카도 승격과 결부지으려는 하시모토 시장의 행보에 대해서는 “정치적 욕심”이라며 부정적이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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