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톡, 톡, Talk] '마이바흐'의 기구한 운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톡, 톡, Talk] '마이바흐'의 기구한 운명

입력
2011.11.27 17:34
0 0

요즘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화제는 최고급 명차로 꼽히는 독일 '마이바흐(Maybach)'의 퇴출 소식입니다. 부활 10년 만에 다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사라질 운명을 맞았기 때문인데요.

2002년 다임러-크라이슬러가 60년 동안 잠자던 '마이바흐(Maybach)'의 부활을 선언하자 자동차업계는 술렁였습니다. 1920~30년 대 최고급 자동차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마이바흐는 1921년 메르세데스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아버지 빌헬름 마이바흐의 뒤를 이어 최고급 명차를 만들겠다는 칼 마이바흐에 의해 탄생됩니다. 특히 '마이바흐 제플린 DS8'은 5.5ℓ, 12기통 알루미늄 엔진을 달고, 최고 시속 170㎞라는 당시로서는 믿을 수 없는 성능을 뽐냈지요. 그러나 마이바흐는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1941년까지 1,800대 남짓만 생산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다임러는 그런 마이바흐의 명성을 앞세워 롤스롤이스(BMW그룹), 벤틀리(폴크스바겐그룹)가 주도하는 최고급 차 시장을 3강 체제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여기에는 벤츠 S클래스 등을 통해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여세를 몰아 고급차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습니다.

마이바흐의 부활을 위해 1조원 가까운 대규모 투자까지 단행했던 다임러였지만, 60년이라는 세월의 간격이 너무 컸던 탓일까요. 26일(현지시간) 독일 언론들은 "2013년부터 마이바흐라는 이름으로 새 모델을 선보이지 않겠다"는 디터 제체 다임러 그룹 회장의 말을 빌어 마이바흐가 또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전했습니다. 연간 1,000대 판매를 목표로 했던 마이바흐지만 150대 판매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류스타 배용준 등이 즐겨타는 인기 차로 알려졌는데, 실제 판매는 이와는 거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더 큰 문제는 마이바흐 부진의 여파가 벤츠까지 미치고 있다는 점인데요. 최근 BMW, 아우디 등이 성능과 디자인 등에서 고급화를 추구하며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반면 벤츠는 마이바흐에 막혀 추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다임러는 마이바흐의 빈 자리를 벤츠의 신형 S클래스와 S600 풀먼 등으로 채우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이바흐'의 기구한 운명은 옛 명성만에만 기대서 성공을 한다는 것이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