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거둬들이는 돈의 규모는 소속 상임위원회와 선수(選數) 등에 따라 달라진다. 또 출신 지역구, 비례대표 여부도 모금 규모에 영향을 준다.
현재까지 구체적 모금액이 알려진 것은 없다. 공식 후원금과 달리 출판기념회를 통한 모금 내역은 신고하거나 공개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27일 "대부분 책판매 대금함 자체를 뜯지 않고 (의원) 자택으로 보내기 때문에 보좌관들도 얼마나 들어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출판기념회를 통해 모으는 금액이 평균 2억~3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야당 초선 의원의 모금액은 1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여당의 일부 거물 중진의 경우 10억원을 챙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일부 지역구 주민을 제외하면 대부분 10만원 이상을 내기 때문에 참석 인원만 알면 대충 견적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출판기념회를 열기 위해선 책 발간 비용을 포함해 평균 5,00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산술적으로 2,000명이 참석해 평균 10만원씩만 냈다고 가정해도 행사비를 제외하고 1억5,000만원을 남기는 셈이 된다. 현역 의원의 출판기념회에는 평균 1,000~2,000명 정도가 참석한다. 지난달 초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여당 중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는 무려 5,000여명이 몰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무위원회나 기획재정위원회, 지식경제위원회 등 경제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일 경우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모금에 한 몫을 한다. 국회 지경위 소속 의원의 한 보좌관은 "직급에 따라 30만원~100만원씩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에서 200~300권씩 책을 대량으로 구입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물론 여기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존재한다. 특히 초선의 비례대표 의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한 보좌관은 "대필작가를 쓰고, 기획사 끼고 행사를 개최하면 비용을 빼면 2,000만원을 남기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비난 여론을 의식해 아예 돈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9월 초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돈을 따로 받지 않았다. 대신 출판사에서 직접 나와 책을 정가대로 판매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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