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大阪)시를 해체하겠다며 직급을 낮춰 오사카 시장 선거에 출마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ㆍ42) 전 오사카부(府) 지사(오사카 유신회 대표)가 27일 히라마쓰 구니오(平松邦夫) 현 시장을 누르고 당선됐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하시모토의 사퇴로 공석이 된 오사카부 지사 선거에서도 하시모토가 내세운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ㆍ47) 후보가 당선됐다. 하시모토가 이끄는 오사카 유신회는 시의회 의원(정원 86명) 선거에서도 33석을 확보, 제1당이 됐다. 40년 만에 실시된 부 지사, 시장 동시 선거에서 오사카 유신회가 모두 승리함에 따라 하시모토가 공약으로 내세운 '오사카도(大阪都) 구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TV 출연을 통해 인기를 얻은 하시모토는 38세에 사상 최연소 오사카부 지사에 당선된 이후, 오사카를 도쿄도(東京都)와 같은 급의 지자체로 승격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수도 도쿄 한 곳만으로는 일본을 지탱할 수 없으며, 오사카가 또 하나의 엔진이 돼야 한다"며 사실상 제2수도 창설하겠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시모토는 이를 위해 우선 오사카시를 해체하고 오사카도 아래 8, 9개의 특별구를 두는 방식을 주장했다.
하지만 히라마쓰 현 시장이 이에 반발하며 잦은 마찰을 빚자 직접 시장선거에 출마, 당선된 것이다. 하시모토의 이런 행동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모처럼 일본 정치계에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 나타났다는 호평도 있다. 하시모토는 행정 개혁을 부르짖으면서도 보수적 성향을 가졌다는 점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에 비유된다.
하시모토는 "중앙 정당이 오사카도 구상을 받아들여주지 않을 경우 내년 실시되는 중의원 선거에 후보를 내겠다"고 밝혀, 그가 지방 정치를 넘어 향후 중앙 정치권의 판도를 바꿀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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