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인구 최다 밀집지역인 허난(河南)성이 한 자녀 정책을 폐기했다. 외동아들과 외동딸이 결혼하는 경우는 둘째 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 허난성을 마지막으로 중국 내 모든 성(省)ㆍ시ㆍ자치구에서 한 자녀 정책의 예외가 인정받게 됐다. 중국이 1980년대 이후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한 결과 최근 결혼하는 부부의 대부분이 외동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중국 전역에서 한 자녀 정책이 폐기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인민일보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중국 중부 허난성의 인민대표회의 상임위원회는 한 자녀인 부부가 결혼했을 때 자녀를 두 명까지 출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인구 및 가족계획 규제 개정안'을 찬성 60대 반대 4로 가결했다.
허난성은 지금까지 중국 22개 성, 4개 시, 5개 자치구 중에서 외동 부부의 둘째 출산을 허용하지 않았던 유일한 성이었다. 허난성의 인구는 지난해 중국에서 성 단위로는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했고 광둥(廣東)성, 산둥(山東)성과 더불어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80년 9월 공산당 중앙위원회 공개서한 발표와 함께 한 자녀 정책을 시작한 중국 정부는 정책을 위반한 부부에게 벌금을 물리거나 재산을 압류하는 등 90년대까지 이를 매우 엄격하게 집행했다. 그러나 ▦남아선호에 따른 불법낙태 증가와 성비 불균형 ▦호적이 없는 무적(無籍) 자녀 급증 ▦외동으로 자란 젊은 세대(소황제)의 과도한 이기주의 등 부작용이 잇달았으며, 중국 정부는 90년대 중후반부터 각종 예외조항을 두며 한 자녀 정책을 완화해 왔다. 일부 지방정부는 첫째가 딸이면 둘째 출산을 허용했고 산시(山西)성 같은 경우 여성이 만 24세가 넘어 첫 아이를 낳으면 30세 이후 둘째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했다.
저조한 출산율 탓에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도 중국 정부가 차츰 산아제한 정책의 고삐를 늦추는 이유다. 지난해 중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은 1.64명으로, 세계 평균(2.52명)보다 낮을뿐더러 제2의 인구대국 인도(2.73명)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중국의 인구가 2021년 13억8,000만명에서 정점을 찍고 2100년에 5억6,000만명으로 반토막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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