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유기농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유기농

입력
2011.11.27 12:15
0 0

엄마가 되고 나서 가장 뿌듯할 때를 꼽으라면 망설이지 않고 "내가 만든 음식을 아이가 맛있게 먹어줄 때"라고 할 것 같다. 음식을 한입 가득 넣고 오물오물거리는 동안 살짝 긴장한 채로 "어때? 맛있어?" 물었을 때, 아이가 눈이 동그래지며 "응, 엄마, 맛있다!" 하면 큰 상이라도 받은 듯한 기분이다. 요리를 잘 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주말이면 항상 내 손으로 밥상을 차린다. 평일에 제대로 못하는 엄마 노릇을 그렇게라도 해주고 싶어서다.

주말 식단을 위해 우리 식구는 토요일 오전을 대부분 마트에서 보내곤 한다. 카트에 아이를 태우고 식품 코너를 다니다 보면 요즘은 친환경농산물 아닌 게 없다. 내추럴 천연 퓨어 오가닉, 바이오…, 포장에 찍혀 있는 마크들 보면 다 그럴 듯하다. 그런데 너무 많으니 오히려 어느 하나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사실 나라가 공인하는 친환경농산물 인증마크는 '유기농산물'과 '무농약 농산물', '저농약 농산물' 세 가지뿐이다.

유기농산물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키웠다는 표시다. 이런 농산물은 재배할 때 해충이 생기면 농지에 천적을 풀어놓거나 다른 작물을 번갈아 심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한다. 예를 들어 고추밭에 탄저균이 생기면 다음해에 고추 대신 콩을 심는 것이다. 먹을 게 없어진 탄저균이 굶어 죽어 사라진 뒤 다시 고추를 심으면 된다.

이렇게 하면 손이 많이 가고 정착하는데 오래 걸려 초기 생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도입된 제도가 무농약과 저농약 인증이다. 농약 말고 화학비료만 표준 사용량의 3분의 1 이하로 쓴 게 무농약 농산물, 농약과 화학비료를 절반 이하로 쓴 게 저농약 농산물이다. 이들 국내 친환경농산물은 공식 마크와 함께 인증번호를 받는다. 친환경농산물 정보시스템 홈페이지(www.enviagro.go.kr)에 구입한 농산물의 인증번호를 입력하면 인증해준 기관과 실제 재배지역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유기농은 환경이나 식량문제 등에 대처할 수 있는 미래 농업기술로 점점 자리 잡아가고 있다. 유기농 하면 무조건 안심할 수 있다고 맹신하는 엄마들이 적지 않다. 이름만 유기농이라 붙여 놓고 값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매긴 식품이 여전히 팔리는 이유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유기농 식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생물학적 위험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배하는 동안 화학비료 대신 가축분뇨를 사용하고, 가공과정에서 방부제나 첨가물을 쓰지 않기 때문에 미생물 번식이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믿을 만한 인증마크인지 따져보고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서 꼭 깨끗이 씻어 먹는 것이 현명한 유기농 소비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