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같은 따뜻한 날씨가 철각들의 몸을 녹였다. 섭씨 15.8도, 습도 61%, 풍속 5.3m. 마라톤 레이스를 펼치기에 가장 이상적인 기온 속에 8개시도 대표 선수들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27일 오전10시 부산시청앞 광장 왕복 10차선 도로. 연도의 시민들은 우레 같은 박수로 이들의 질주를 응원했고 선수들은 화답이라도 하듯 '용수철 탄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1,300리(523.3Km)가 넘는 국토의 경부축을 종단하는 제57회 부산~서울대역전경주대회(경부역전마라톤)가 출발총성과 함께 힘차게 첫발을 뗐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초겨울에 접어들었음에도 봄날 같은 햇살이 선수들의 몸을 녹여 한결 좋은 기록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실제 경부역전마라톤 첫째 날 구간신기록이 2개가 쏟아졌다. 백승호(전남)와 문정기(충북)가 제2소구간(주례~대저동 10.2km)과 제5소구간(신천동~진영 10.6km)에서 기존기록을 각각 2초와 1분을 앞당겼다.
전체 레이스에선 '디펜딩챔피언' 충북의 노련미가 돋보였다. 충북은 총8개 소구간중 4개의 소구간을 휩쓸며 2위를 1분56초차로 따돌리며 여유 있게 선두를 치고 나왔다.
충북은 제1소구간에서 김재민이 4위로 골인했으나 '노장' 류지산이 제2소구간에서 2위로 뛰어오르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김성은(3소구간)과 지난해 최우수선수상을 차지한 문정기(5소구간), 조성현(7소구간), 김상훈(8소구간)이 1위로 골인해 타 시도의 추격을 뿌리쳤다. 올 전국체전 고교 10km레이스 금메달리스트 손명준도 4소구간에서 실업팀 선배들과 당당히 겨뤄 2위에 올라 가능성을 내비쳤다.
충북에 이어 경기가 2위에 나섰다. 경기는 김영진과 최경희가 각각 4소구간과 6소구간에서 1위를 차지해 서울을 3분09초차로 제쳤다. 나머지 선수들도 2,3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고른 기량을 보여줘 충북의 독주전선에 강력한 저항선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은 기대주 최민용과 조용원, 나현영 등이 중하위권에 머물러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이밖에 전남과 강원이 4,5위에 이름을 올렸고 경북 대구 경남이 탈꼴찌를 위한 몸부림을 펼쳤다.
한편 이날 개회식에는 해군 군악대의 축하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허남식 부산광역시장, 박진열 한국일보 사장, 이종찬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 등 대회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밀양=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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