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에 데뷔, 2시간10분대 초반 골인이 목표입니다."
백승호(전남)가 '드디어' 마라톤 완주에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5,000m 한국기록(13분42초98)보유자인 백승호는 그동안 미완의 대기로 육상계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건국대 3학년에 재학중인 백승호는 앞서 여러 차례 마라톤 풀코스에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스승 황규훈 감독이 제동을 거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황감독은 "뼈가 채 여물지 않는 대학 1,2학년생들이 무리하게 풀코스에 도전하면 몸이 상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며 "5,000m와 1만m 등 중장거리 훈련을 통해 스피드를 키운 후 4학년 때 도전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승호는 올해 초 일본 이누야마 하프마라톤(21.095km)대회에서 1시간3분대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풀코스 도전을 위한 '수업'을 착실히 쌓아왔다. 그러나 스승으로부터 'OK사인'은 나오지 않았다. 기다렸던 사인은 이날 경부역전마라톤 첫째 날 나왔다. 백승호가 거뜬히 구간 신기록을 세우자 황감독은 흔쾌히 풀코스 도전을 허락했다. 황감독은 "이만하면 됐다. 합격이다"라며 제자의 등을 어루만졌다. 그는 이어 "저 정도면 데뷔전에서 2시간9분59초로 골인할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3위로 어깨 끈을 이어받은 백승호는 제2소구간 10.2km레이스에서 30분31초로 골인, 2년전 유영진(충북)이 세운 30분33초를 2초 앞당겼다.
올해 초 오른쪽 발등 물 혹 제거수술로 한결 발걸음이 가벼워졌다는 백승호의 진짜 속마음은 런던올림픽 출전이다. 최근 마라톤 한국의 위상이 많이 추락 한 것 같아 속상하다는 그는 "런던올림픽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전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밀양=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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