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에 인접한 스칸디나비아반도가 가장 활기를 띠는 계절은 겨울이다. 풍부한 강설량 덕분에 전세계의 스키 애호가와 관광객들이 11월만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으로 몰려든다. 하지만 '설원의 천국'으로 불리는 스칸디나비아의 명성도 이제 옛말이 될 것 같다.
AP통신은 25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스칸디나비아 지역에 눈이 내리지 않아 겨울이 지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상 스칸디나비아에서는 10월에 내린 첫 눈이 이듬해 4월까지 녹지 않는다. 스키어들이 이 지역을 선호하는 것도 혹한을 거치며 겹겹이 쌓인 눈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전 같으면 쉴 새 없이 돌아가야 할 리프트가 멈춰 있는 스키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스웨덴의 스키 명소인 아레의 관광청 관계자는 "정 운동을 하고 싶다면 스키를 어깨에 둘러메고 산꼭대기까지 6㎞를 걸어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기상청에 따르면 이 지역의 올해 11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7도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이 귀해지면서 이달 초 핀란드 레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알파인 월드컵스키대회는 오스트리아로 장소가 변경됐고 노르웨이 베이토스톨른은 빙질이 물러 크로스컨트리 대회를 포기했다.
기상학자들은 "올해 스칸디나비아의 가을 기온은 100년 만에 가장 높았다"며 "겨울이 한 달 이상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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