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5일 정동영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무효 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연일 주최하고 있는 서울광장의 촛불집회에 조직적으로 참여하고, 26일 '국민심판대회'에는 당력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의원총회에서 FTA 무효화를 당론으로 재확인하고, 미국 정부에도 이런 내용을 담은 공한을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도 26일 서울광장의 대규모 반대 집회 참석을 시작으로 장외투쟁에 동참할 계획이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분명히 선언하지만 한미FTA 비준은 무효"라면서 "차가운 날씨에 물대포를 맞으면서 이명박 정권에 맞서 무효화를 외치는 시민에게 감사하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 등은 이날 경찰청을 방문해 조현오 경찰청장을 만나 경찰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쏜 데 대해 항의하고 물대포 사용 중지를 촉구했다. 조 청장은 "자제하겠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물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여야정 협의체 재가동과 피해 보전 대책 등을 약속하며 야당 달래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한미FTA 후속 대책과 관련, "필요할 경우 여야 특위를 만들고 당정협의와 여야정 협의체도 발 빠르게 재가동해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축어업에 대한 피해 보전 대책에 그칠 게 아니라 선진강국형 농축어업 대책을 완비해 농축어민들이 시름에서 벗어나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청계천과 4대강 사업 등도 반대가 많았는데 옳은 일은 반대가 있어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집배원과 오찬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미국과 FTA를 한다고 하니까 맹장수술 하는 데 500만원이 들고 약값이 올라간다는 등 괴담이 돈다"면서 "알 만한 사람들은 이것을(FTA) 해야 산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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