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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해결책이 있다는데 감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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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해결책이 있다는데 감사하라

입력
2011.11.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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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을 축하하기는 힘든 시기이다. 미국 내 분위기도 비관적이다. 국가경제는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의회의 슈퍼위원회 합의 실패는 통치의 실패뿐 아니라 민주주의 정치의 실패를 상징한다. 그러나 이번주 미국에 대해 희망을 가질 이유는 여전히 있다.

미국은 선진국 중 가장 역동적인 경제를 계속해왔다. 미국은 독일이 시의적절한 개혁으로 이룩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는데 매혹됐다. 좋다. 우리는 다른 국가에게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독일의 위대한 기업들은 자동차 화학 기계 등 20세기 초 제2의 산업혁명의 산물이다. 정보경제 분야에서 독일의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는 SAP이 있다. 산업혁명 이후 정보 경제는 미국이 장악해 왔다. 유명한 연구센터와 대학 등도 포진해 있다.

동력 충만한 미국

선진국 중에서 미국은 가장 역동적인 사회다. 일본 이탈리아 독일 등이 인구감소와 노령화 등으로 인구문제를 겪는 반면, 미국은 젊고 활기차고 생동감이 넘친다. 젊은 노동력은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이민자들의 선호도가 높고 투자도 많다.

미국은 장기불황을 가져온 대재앙을 겪어왔다. 넓게 보면 20여년 전 일본을 강타했던 경제위기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다. 최근 논쟁에서 로렌스 서머스 전 미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은 당시 일본 집값이 30%가 아닌 85% 이상 폭락했고, 주식시장은 다우지수가 2,600포인트까지 떨어진 것과 맞먹는 수준으로 붕괴했다고 지적했다. 위기 이전의 일본 국내총생산(GDP) 실제 성장률과 예상 성장률간 격차는 50% 이상 벌어졌다. 그에 반해 미국은 6~7% 수준에 불과하다.

유럽도 우려스럽다. 유럽의 문제는 성격이 좀 다르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는 채무위기가 문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경쟁력 실종에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세계가 사려고 하는 것을 생산하지 않는다. 이탈리아 경제는 10년째 침체됐다. 중요한 것은 이들 국가채무가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통화로 결정된다는 점이다. 반대로 미국은 세계의 외환보유고로 쓰이는 통화를 통제하고 있다. 장기간 침체를 가져오는 모럴 해저드를 낳을 수 있으나 유럽과 같은 채무위기가 조만간 닥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유럽이 경제문제에 직면했을 때 미국의 대출이자는 계속해서 떨어졌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정치적 무능은 어떤가. 실제한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고 있다. 미국은 지난 2년간 중앙정부와 주정부 차원에서 양당의 정치적 리더십을 목격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은 연금부족 등 주 예산의 붕괴를 재촉하는 고질적인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정치개혁 서둘러야

근본적인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도 점점 커진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그레이 데이비스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엘리 브로드 선아메리카 보험회사 창업자, 윌리 브라운 전 샌프란시스코 시장, 콘돌리사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그밖에 민주, 공화당 의원으로 꾸려진 특별위원회에서 정치개혁을 지지하는 훌륭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들은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이를 국민투표에 가져갈 것이다. '씽크 롱(Think Long)' 위원회는 근본적인 세제개혁을 요구했다. 세율을 낮추는 대신 빚을 갚고 교육과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100억달러의 새로운 세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젊고 공공의 이념으로 가득한 억만장자인 니콜라스 베르그루엔은 이런 노력을 주도하면서 "정쟁은 제쳐두고 공익을 우선시한다면 양당간의 어려운 타협도 가능하다는 것을 이 위원회는 보여준다"고 말한다. 다른 시민운동들도 아래에서부터의 행동을 통해 정치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구조적인 개혁도 중요하다. 미국은 성장과 예산적자를 해결해야 한다. 해결책은 존재한다. '심슨 볼스(Simpsom-Bowles)' 등 위원회들이 적자 감축 방안을 제시해왔다. 보다 큰 도전은 개혁을 막으려는 소수그룹들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의 개혁이다. 워싱턴이 작동하는 부패한 방식을 주목해야 한다. 상원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 은밀하고 자의적이며 엉터리인 예산 편성 과정 등이다.

미국은 여러 문제가 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해결책이 있다. 정치인이 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해결책을 제안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그것이야말로 감사할 일이고,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정리=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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