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삼성병원에 알 하멜리 아부다비 보건청의장(국무위원)과 알 식섹 보건청장 등 3명의 고위관료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수술실, 중환자실, 암센터 등을 살펴보고, 한국 의료진에 열띤 질문공세를 펼쳤다. 이들은 앞서 24일엔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골수질환 환자 치료 실태를 살폈다. 이들이 국내 병원을 잇달아 찾은 이유는 내년부터 아부다비 정부가 자국 환자를 한국에 보내 치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아부다비의 보건청은 이날 오전 암, 선천성 심장질환 등을 앓고 있는 아부다비의 중증 환자들을 국내 4개 의료기관(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에 보내 치료하는 환자유치협약을 체결했다. 우리 정부가 외국 정부와 체결한 첫 환자유치협약이다. 앞서 올해 6월 아부다비 실무진들은 한국을 찾아와 의료시설을 확인하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아부다비는 원유를 수출해 아랍에미리트(UAE) 7개 토호국 중 가장 부유하지만, 의료기반이 약해 중증 환자들을 국비로 매년 3,000명씩 외국으로 보내 치료하고 있다. 그간 독일 영국 태국 싱가포르 등에 주로 환자를 보냈는데 내년부터는 우리나라가 이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복지부는 “몇 명을 한국에 보낼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주로 한국으로 환자를 보내겠다’고 밝힐 만큼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알 하멜리 의장은 임채민 복지부 장관에게 “한국의 의료수준이 높다”고 칭찬했다.
아부다비의 환자는 내년 초부터 들어올 전망이다. 국내 병원은 치료를 한 후 6개월 이내에 아부다비 보건청에 청구서를 보내면 45일 이내에 원화로 치료비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치료비는 국내 환자보다 1.5~2배 정도 더 받을 수 있도록 권고했으며, 기본적으로 병원 측과 아부다비 정부의 자율협상으로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두바이 등 다른 UAE 2개 지역과도 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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