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사전이 ‘쪼그라든 중산층(squeezed middle)’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심각한 경제위기가 중산층의 설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5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옥스퍼드 사전은 쪼그라든 중산층의 정의를 “물가상승, 임금동결, 공공지출 삭감 등에 영향 받는 사회계층으로 소득 수준이 낮거나 중간층인 사람들”이라고 풀이했다. 이 용어는 에드 밀리반드 영국 노동당 당수가 올 초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처음 사용한 이후 널리 퍼졌다.
옥스퍼드 사전의 수지 덴트 대변인은 “예년과 같은 재기발랄한 조어는 없었지만 경제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세태를 대변하는 적합한 단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쪼그라든 중산층이 유력 후보였던 ‘아랍의 봄(Arab Spring)’을 제친 것은 이변”이라고 전했다. 아랍의 봄은 튀니지에서 시작해 이집트 리비아 등 올해 아랍권 전역을 민주화 시위로 물들였던 정치적 격변을 상징하는 말로 1968년 체코의 자유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에서 따왔다. ‘핵티비즘’(Hacktivismㆍ정치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컴퓨터 네트워크를 교란하는 행위) ‘점령하라’(Occupyㆍ반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 등도 후보에 올랐다.
BBC는 “옥스퍼드 사전은 영국판과 미국판이 올해의 단어를 따로 선정하는데 올해는 의견이 일치했다”며 “그만큼 경제위기가 정치 이슈를 압도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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