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사건을 당한 두 어린이가 다른 사람들에게 장기를 주고 하늘나라로 갔다.
ABC방송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20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8세 소녀 해나리 미셸 서틀스와 14세 소년 자크리 리 스미스의 장기가 병고에 시달리던 12명에게 기증됐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들은 사촌 사이다. 해나라의 장기는 5명에게, 자카리의 장기는 7명에게 이식됐다.
두 아이에게 총을 쏜 사람은 자크리의 엄마이자 해나리의 숙모인 메리 앤 홀더다. 범행 동기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홀더는 총기를 난사하면서 자신의 두 아들과 조카를 포함해 5명을 숨지게 한 뒤 자살했다.
해나리의 오빠 리처드 서틀스(17)도 머리에 총격을 받아 위중한 상태인데 그 역시 장기 수혜자가 결정되면 생명유지 장치를 뗄 것이라고 가족들은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길퍼드카운티 보안관사무소의 듀런드 덜린은 “누군가를 살리면서 이렇게 많은 생명이 숨진 건 슬픈 일이지만, 축복을 기원할 일”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모든 인구 가운데 11만명 이상이, 18세 이하 어린이ㆍ청소년 중에서는 1,900명 이상이 장기 기증을 기다리고 있다. ABC방송은 심장, 폐, 간, 신장, 췌장, 소장 등이 각각 다른 사람에게 이식될 경우 숨진 한 사람이 최대 8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으며, 조직 기증을 포함하면 50명 가까운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1월에는 가브리엘 기퍼즈 애리조나주 연방하원의원의 지역구 행사 도중 총기 사건이 일어나 아홉살 소녀 크리스티나 테일러 그린이 목숨을 잃었는데 당시 그린의 장기는 보스턴의 어린 소녀에게, 그린의 눈은 애리조나의 두 어린이에게 이식됐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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