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혜택을 주는 금융상품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은 23일부터 한국 돈을 맡기면 당일 환율을 적용, 위안화로 예치할 수 있는 ‘위안화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개인이나 개인 사업자의 돈만 받고, 가입 기간은 최소 7일부터 최대 1년까지 범위 안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입 기간이 1개월 미만이면 금리 연 0.1%를 적용하지만 1개월 이상일 경우 연 0.3%의 이자를 준다.
이 은행은 사실상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이겠다고 합의한 제6차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일인 이달 4일에 맞춰 위안화의 절상률에 수익률을 연동시킨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고 이날 하루 동안 한시 판매한 바 있다. 당시 수요가 많자 후속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SC제일은행에 앞서 21일 한국씨티은행도 위안화 예금상품을 출시했다. 연 금리가 0.1% 수준인 자유 입출금식 통장인데, 원화를 위안화로 환전할 때 적용하는 환전수수료를 일반 현찰 매매 환율의 절반 수준인 3%로 낮췄다는 게 특징이다. 박병탁 씨티은행 개인금융상품본부장은 “중국으로 여행 출장 유학 등이 잦아지면서 위안화 수요가 늘었는데 환전수수료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데 주목했다”고 말했다. 크리스 드브런 SC제일은행 부행장은 “위안화 예금상품이 위안화 절상 기대감에 부응하는 대안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와 연계된 보험상품도 속속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목돈을 장기간 묻어두려는 고액 자산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AIA생명이 판매중인 ‘골든차이나연금보험Ⅱ’은 위안화 절상 시 추가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으로 올 2월 출시된 뒤 현재까지 100억원의 매출(첫회 보험료 기준)을 올렸는데, 8월부터 실적이 상승세란 게 AIA생명 측 설명이다. 오인아 씨티은행 청담중앙지점 프라이빗뱅킹(PB)팀장은 “10년간 투자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보험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무역 결제 수요를 반영한 상품도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이 정책적으로 위안화의 기축통화화를 추진하고 있는 데다 국내 기업들의 위안화 결제 수요도 증가한 만큼 현재 해당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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