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현대차 밤샘 근무 2013년부터 없앤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현대차 밤샘 근무 2013년부터 없앤다

입력
2011.11.24 17:35
0 0

국내 최대 자동차회사인 현대자동차가 2013년부터 주간 연속 2교대를 시행한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근무체제 변경을 적극 검토 중이어서, 자동차 업계의 '밤샘 근무' 노동관행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현행 주야 맞교대 방식을 폐지하고 주간 연속 2교대 방식을 채택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고 24일 밝혔다. 근무체계 변경에 따른 설비투자가 필요한 만큼, 시행시기는 2013년으로 정했다.

현재 현대차 공장은 주간조가 오전 8시∼오후 7시까지, 야간조 오후 9시∼다음날 오전 8시가 주야로 맞바꾸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식사시간 등을 빼면 10시간씩 일하는 식이다.

하지만 2013년부터는 1조가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3시10분까지, 2조가 오후 3시10분부터 밤 12시50분까지 근무를 하게 된다. 식사나 휴식시간을 빼면 1조는 8시간, 2조는 9시간을 일하게 된다. 이처럼 '10+10' 방식에서 '8+9' 방식으로 바뀌면 어떤 경우든 근로자들의 건강과 스트레스 원인이 됐던 심야ㆍ새벽근무는 없어지게 된다.

현대차는 근무제도 변경으로 연간 근로 시간(현재 4,178시간)은 479시간 줄고, 생산량은 18만7,000대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생산공백을 막기 위해 내년에 3,000억 원을 들여 줄어드는 생산량을 채울 수 있도록 설비 보강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실 현대차 노사는 2005년 근로자 건강권 확보와 회사 경쟁력 향상을 위해 주간 2교대를 도입하자고 뜻을 모았다. 2008년 임금협상에서는 평일 근무(주ㆍ야간조 10+10시간 근무) 기준의 생산 능력, 생산량 유지, 임금 보전을 포함한 '8+9시간 주간 2교대'라는 큰 틀에서 합의도 이뤄냈다.

하지만 근로 강도, 보수 유지 방안, 생산성 유지 방법 등을 놓고 노사간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해 시행은 계속 미뤄져 왔다. 노조는 ▦기본급이 적고 초과수당이 많은 상황에서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곧 급여 삭감이라는 점과 ▦생산량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결국 노동 강도가 높아질 것을 이유로 우려했다. 반면 회사 측은 생산 물량이 줄어들었는데도 보수는 그대로 받겠다는 것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분위기를 바꾼 건 정부였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완성차 업계의 근무 시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완성차 회사들이 근로기준법 상 연장근로 한도(주 당 12시간)를 초과했다"고 지적했고, 지난 주에는 이채필 장관이 인천 부평 한국GM 공장을 직접 찾아 근무체제 변경을 압박했다. 정부의 이런 압력에는 내심 2교대를 3교대로 바꿔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도록 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 자동차 업계는 "경제 상황, 판매 상황에 따라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현실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정부가 무조건 근무 제도를 바꾸라고 한다"며 반발했다. 그렇지만 근로환경 개선이라는 정부의 명분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 결국 현대차는 자동차업체로는 가장 먼저 근무체제 변경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현대차 노사는 현재까지 시간 당 생산 대수(UPH) 조정, 휴게시간ㆍ휴일 조정, 설비보완 등으로 생산량 감소 분 18만7,000대 중 18만4,000대까지는 생산량을 보전하는데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국GM은 이미 지난주 노조동의를 전제로 "근무제도를 주간 연속 2교대로 개편하겠다"는 의견서를 전달한 상태. 기아차도 현재 근무제도 개편을 노조 측과 논의 중이고, 쌍용차 역시 초과 근로 제도 개편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협력업체들도 완성차 업체의 근무체계에 맞춰 일하고 있는데 만약 현대차가 주간 2교대로 가게 되면 협력사들도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동차 업계 전체 근로관행에 대대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