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전자제품 판매업체인 하이마트의 경영권을 놓고 최대주주인 유진그룹과 현 최고경영자(CEO)이자 2대 주주인 선종구 회장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2007년 유진그룹에 인수된 후 선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어 왔으나 지난달 6일 유경선 그룹 회장이 공동대표로 선임되면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하이마트는 1998년 종업원지주회사 형태로 법인화됐으며 이후 줄곧 선 회장이 오너 겸 CEO를 맡아 오다 4년 전 유진그룹에 매각했다. 유진그룹은 하이마트 지분 31.3%를 보유하고 있으며, 선 회장 측은 28%를 갖고 있다.
유진그룹은 선 회장이 공동대표 체제에 반발하자 ▦하이마트 인수 당시 유치했던 재무적 투자자(FI) 지분 중 6.9%의 콜옵션 행사(지분매입)를 추진하고 ▦오는 30일 선 회장을 교체하기 위해 이사회까지 소집하는 등 하이마트 직접 경영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이에 선 회장은 지난 22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유진그룹이 나에게 경영을 전담하도록 했던 당초 약속을 깨면서 경영 참여를 위한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무리하게 열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하이마트 임직원들도 “선 회장이 해임되고 유진이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 우리가 가진 소중한 재산(종업원지분)을 전량 매각처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직원들은 당초 25일 전국 304개 하이마트 점포에서 동맹휴업을 벌이기로 결의했지만, 소비자들의 불편을 고려해 휴업은 철회하고 대신 전국 지점장들이 서울에 모여 반대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은 이날 현 사태와 관련한 입장자료를 내고 “유진이 최대주주인데 그쪽에서 경영권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선 회장에게 경영권 전담을 약속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유진그룹은 이어 선 회장이 지난 18일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하이마트를 떠나 새로운 회사를 차릴 테니 21일까지 동참 여부를 알려달라’고 임원들에게 통보했다고 주장하면서 “경영권을 누리지 못할 바에야 회사를 망가뜨리겠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모든 주주와 회사 관계자의 신뢰를 저버린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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