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화장품 브랜드들이 또 다시 이색광고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대형 한류스타를 앞다퉈 광고모델로 내세우더니, 이제는 남녀 모델을 각기 따로 두는 '듀얼모델'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죠. 예컨대 ▦에뛰드하우스는 아이돌그룹인 샤이니와 걸그룹 2NE1의 산다라박 ▦토니모리는 탤런트 송중기와 걸그룹 티아라 ▦더페이스샵은 아이돌그룹 SS501의 김현중과 소녀시대의 서현 ▦더샘은 가수 이승기와 걸그룹 애프터스쿨을 각각 브랜드의 얼굴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일본ㆍ중국의 여성 쇼핑관광객들을 잡기 위해 남자모델, 한류스타만을 고집하던 저가화장품들이 돌연 듀얼모델 형태로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남자모델과 여자모델은 나름대로 역할이 분담되어 있다고 합니다. 남자모델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여자모델은 개별 화장품 라인의 홍보를 담당한다는 것이지요. 박재범 토니모리의 마케팅 팀장은 "남성모델은 브랜드의 친근함과 호감을 높여주는 이미지 모델로 활용하고, 여성 모델은 메이크업 라인 등 남성모델이 소화하기 힘든 제품 홍보에 힘을 더해 준다"며 "듀얼모델 기용이 마케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토니모리는 티아라를 내세워 가을 메이크업 한정으로 출시한 '키스러버 티아라 립스틱'을 한 달 만에 2만개 이상 팔아 치웠습니다. 더샘도 애프터스쿨이 선보인 '차가발효 리포좀 라인'을 출시하자마자 초도 물량이 한 달 만에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남녀 듀얼모델 기용이 아니더라도 메인모델 외에 추가적으로 모델을 발탁해 멀티모델 체제로 광고 및 홍보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군요. 한 관계자는 "타깃 소비자의 연령대나 제품 라인별로 모델을 기용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미샤는 2009년부터 기용한 김혜수와 동방신기에 이어 탤런트 박하선까지 발탁했고, 네이처리퍼블릭은 아이돌그룹 JYJ와 요즘 최고의 한류스타로 꼽히는 장근석에 걸그룹 카라까지 가세해 아시아권 모델로 나서고 있습니다.
말이 저가화장품이지, 광고모델의 면면만 보면 어떤 명품에 못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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