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설'이 정치권 밖에서도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나 안 원장 지지 세력들이 주도하는 '제3 신당'이 구체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당설의 중심에는 안 원장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 스님이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희망세상만들기' 강연에서 "지금처럼 보수와 진보, 여야가 싸울 것이라면 새로운 정당이라도 나와야 한다"고 신당 필요성을 거론했다. 법륜 스님은 24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제3 신당이 나올 수 있다면 안 원장 정도가 추진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아직 본인이 정치적 결단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창당 시점에 대해 "일찍 하면 좋은데 늦어도 내년 2월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12월에는 그런 것들이 태동해줘야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나름의 스케줄까지 제시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법륜 스님이 안철수 신당 창당을 위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애드벌룬을 띄우는 단계"라는 해석이 나왔다. 따라서 총선 전에 '안철수 신당'이 창당될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안 원장이 직접 나서지 않고 안 원장 지지자들이 '친(親) 안철수 신당'을 만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법륜 스님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에서 "일부에서 '승려가 정치를 하려고 한다'고 하는데 최근의 행동과 발언은 정치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라가 잘 되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춘콘서트'에 안 원장과 함께 참여했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안 원장의 제3 신당 창당설에 대해 "가능성이야 뭐든지 다 열려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청춘콘서트 참여 당시의 일을 소개하면서 "안 원장은 '정치할 생각을 해 본 일이 없다' '체질에 안 맞는다'고 그랬다"면서 "그래서 제가 굳이 안 원장을 대통령 후보감이란 관점에서 바라볼 생각이 없죠"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3 신당 창당설은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안철수 현상'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무조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아니라서, 보수나 진보가 아니라서 제3 신당이 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인물과 정당구조, 국정운영 비전 등을 갖춰야 국민들이 제3 신당으로 인정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적인 인기가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증명해주지 않는다"며 "만약 안 원장이 정치를 할 뜻이 있다면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고 국회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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