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4일 우리 군(軍)이 연평도 포격 도발 1주년을 맞아 전날 서해에서 실시한 군사훈련을 겨냥, '청와대 불바다'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맹비난을 쏟아 냈다. 북한이 '서울 불바다'를 언급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청와대 불바다'란 용어를 쓴 것은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우리 군의 전날 군사훈련과 관련, "만일 또다시 우리의 존엄을 함부로 건드리고 신성한 영해, 영공, 영토에 단 한 발 총포탄이라도 떨어진다면 연평도의 그 불바다가 청와대의 불바다로, 청와대의 불바다가 역적패당의 본거지를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불바다로 타 번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북측은 또 "지난해 연평도 포격전은 우리 군대의 사전경고에도 불구하고 신성한 공화국 영해에 선 불질을 해온 도발자들에 대한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였다"고 억지를 부렸다.
북측은 이어 "연평도 포격전 1돌을 계기로 교훈을 찾을 대신 우리를 걸고 대규모적인 반공화국 전쟁 연습 소동을 벌이는 것은 우리 군대와 인민에 대한 새로운 정치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이 '청와대 불바다'란 용어를 동원한 데에는 전날 우리 군의 대대적인 서해 군사훈련에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서 "북한은 아직도 공식적인 사과가 없다"고 언급한 부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청와대를 직접 겨냥함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정책 변환을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도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위협이 당장 군사적 도발 등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먼저 '만일 또다시 단 한 발의 총포탄이라도 떨어진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전제 조건을 내건 것이다. 또 북미대화가 진행되는 현재 상황 등을 감안하면 군사적 도발 등의 무모한 불장난이 자신에게 이로울 게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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