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샤프와의 밀월 관계를 강화한다. 차세대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물론 애플 TV용 액정화면(LCD)의 새 공급처에 샤프를 포함시킨 것. 지금까지 애플은 주로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도시바, 대만 치메이이노룩스(CMI) 등에서 물량을 조달해 왔다.
미국 투자은행인 제프리스 앤드 코는 23일(현지시간) 애플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한 삼성전자와의 동반자 관계에 부담을 느껴 주요 생산시설을 샤프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을 방문, 현지 생산책임자들과 면담을 가진 이 은행의 피터 미세크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생산능력 확대와 설비 업그레이드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온 샤프로서는 (애플과의 이번 합작관계가) 매우 중요한 거래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애플로서도 샤프가 제품 생산과 관련한 통제가 가능할 뿐 아니라 저렴한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거래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아이폰과 태블릿PC에서 라이벌 관계인 삼성전자를 다분히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이패드2 제품부터 삼성전자 LCD를 탑재해온 애플이 자사의 주요 제품 정보가 경쟁사에 유출될 경우에 대비,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줄여 나가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애플은 현재 스마트폰의 저장장치로 쓰이는 플래시메모리의 공급 비중도 삼성전자에서 도시바로 옮겨가는 추세다. 애플은 현재 삼성전자와 세계 9개국에서 30여건의 특허소송으로 맞붙어 있는 상태다.
여기에 현재 LG디스플레이와 대만 치메이노룩스, 도시바 등에 한정된 아이폰 및 아이패드용 LCD 공급선을 다변화시켜 단가 하락까지 유도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일명 'iTV'로 알려진 제품도 샤프와의 합작을 통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크 애널리스트는 "현재 애플은 일본 내 샤프의 사사키 공장 생산라인을 이용, 내년 2월부터 iTV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이를 위해 최근 5억~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샤프 생산시설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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