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최고위원이 24일 외교통상통일위원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남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그 동안 당 최고위원과 외통위원장직을 이례적으로 겸직했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끝난 만큼 위원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회 외통위원장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비준안을 합의 처리할 수 있도록 나름 노력을 다했지만 여전히 높은 벽을 넘지 못한 채 합의 처리를 하지 못했다"며 "안타깝고 송구스러움을 담아 국민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내년 예산안만큼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여야 지도부와 함께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다고 보는가'란 질문에 "몸싸움은 없었다"면서도 "최루탄이 터지는 상황은 국회를 다시 한번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으로 만든 비정상적 상황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몸싸움을 하면 불출마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질문에는 "당내에서 많은 말씀이 나오는데 더 성찰하겠다"며 "동료 의원들과 성찰과 대화의 시간을 갖겠다"고만 답했다.
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도 이날 한미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 "바로 선 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고 사과했다. 민본21 간사인 김세연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가진 직후 "어떻게 이런 국회의 모습에 대해 책임을 면할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자신을 비롯한 민본21 회원 대다수가 속한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소속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일 경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 거기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고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은 22일 비준안 처리 직후 회동해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불출마할 사안은 아니지만 당분간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자'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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