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돗물이 계속 이러니 살 수가 없네요.”
경기 남양주시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10일 간 악취가 나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24일 경기도팔당수질개선본부와 남양주시 등에 따르면 이달 14일부터 남양주시 화도읍, 평내동, 호평동, 수동면, 조안면 일대 수돗물에서 흙 냄새 비슷한 곰팡이 냄새가 나 이 지역 주민 약 10만명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시는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와 주민센터 등에 ‘인체에는 해가 없지만 수돗물을 끓여 먹거나 미리 받았다 사용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지만, 계속되는 악취로 주민들은 “양치질도 어렵다”며 호소하고 있다.
호평동에 사는 주민 백모(68ㆍ여)씨는 “수돗물 틀기가 꺼림직해 정수기를 끄고 생수를 사다 마시고 있다”며 “하루빨리 수돗물을 정상화 시키라”고 촉구했다.
남양주 화도정수장은 정수처리 시 냄새 원인물질을 제거하는 분말활성탄과 염소량을 늘려 투입하고 있지만 냄새는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팔당수질개선본부는 올해 가을 예년보다 강수량이 적었던 데다 며칠 전까지 지속된 이상고온으로 북한강 상류에서 조류가 과다 번식해 악취가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녹색 조류 분비물질인 지오스민(geosmin), 2-메틸이소브로네올(2-MIB) 등은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미량인 10ng/L(1조분의 10) 정도만 수돗물에 함유돼도 냄새를 느낄 수 있다.
팔당수질개선본부 관계자는 “요즘 날씨가 추워지며 조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상황이 곧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달 22일에는 경기 성남시, 용인시, 수원시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심한 약품 냄새가 나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당시 냄새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성남정수장에 새로 설치한 고도정수처리시설 시운전 과정에서 염소가 많이 들어가며 발생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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