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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상생 않고 싸우는 이와 잇몸… 가구업계와 압축합판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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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톡, Talk] 상생 않고 싸우는 이와 잇몸… 가구업계와 압축합판업계

입력
2011.11.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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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에 큰 분란이 일어날 조짐입니다. 가구의 주요 원자재 중 하나인 파티클보드(PB) 때문입니다.

PB란 작은 목재 조각들을 열로 압축해 만든 9~30㎝ 두께의 판입니다. 책상이나 책장, 씽크대를 구성하는 널빤지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시장 규모는 약 2,000억원으로 동화기업, 대성목재공업, 성창기업 등 국산이 40%, 나머지 60%는 대부분 동남아에서 수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수입산 PB가 너무 싼 값에 수입되고 있다고 판단, 지난 2009년4월 태국과 말레이시아산 PB제품에 기존 8% 관세에다 반덤핑관세 7.67%를 부과했습니다. 이 조치는 2012년4월 종료될 예정인데, 국내 PB업체들은 여전히 덤핑우려가 있다며 연장요청을 했고 23일 무역위원회는 재심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가구회사들의 폭발했습니다. 이들의 주장요지는 '역차별'입니다. 완제품으로 들어오는 가구에는 관세가 없어, 똑같이 동남아산PB를 원재료로 써도 국내에서 만든 가구만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수입가구 점유율은 2005년 9.7%에서 2010년 20%까지 올라갔는데 앞으로 글로벌 가구사 이케아(IKEA)나 중국산 가구까지 저가공세에 나설 경우, 국내 가구업체들은 15% 넘는 관세를 물면서 도저히 경쟁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 가구업체들은 반덤핑관세 연장저지를 위해 범 가구인 결의대회를 여는가 하면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맞선 국내 PB업체들의 논리는 '불공정'입니다. 반덤핑 관세는 동남아 국가들의 불공정한 무역행위에 대한 국가의 처벌이며 국내 산업보호를 위해 당연한 조치라는 겁니다. 반덤핑관세를 해체해 국내 PB산업이 붕괴될 경우 수입산의 일방적 가격상승을 막을 수 없고, 결국 가구업계도 연쇄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가구와 PB는 서로 없으면 안 되는 이와 잇몸 같은 관계입니다. 어느 업종보다도 공생, 동반성장이 절실한 사이이지요. 게다가 가구도 PB도 모두 중견ㆍ중소기업들입니다. 그런 두 업계가 서로 싸우는 걸 보면 동반성장은 참 어려운 과제란 생각이 듭니다.

동반성장이 꼭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에만 적용되는 미덕은 아닐 겁니다. 양쪽 주장 다 일리는 있지만 그래도 '가구 없는 PB없고 PB없이 가구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봤으면 합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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