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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명암분석] (1)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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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명암분석] (1) 자동차

입력
2011.11.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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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4%가 없어진다고 곧바로 수출이 늘어날 수는 없습니다. 안전성과 내구성 등 품질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관세 철폐도 큰 의미가 없는 것이죠."

23일 지식경제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주최로 열린 '자동차산업 해외 동반진출 포럼'에서 오중산 숙명여대 교수는 한미 FTA 발효로 자동차 부품 분야가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장밋빛 예상을 경계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자동차 관련전문가들은 한미 FTA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한 단계 발전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41억2,000만 달러어치 한국 산 자동차 부품을 수입했는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 메이커를 포함해 미국 바이어 64%는 "FTA가 발효되면 한국산 부품을 더 많이 쓰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켜봐야 할 부분도 많다. 박진우 현대모비스 이사는 "대부분 부품회사들은 완성차 업체의 눈치를 봐야 하는 갑을 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완성차들이 관세철폐 분 만큼 납품가격을 낮추라고 하면 부품회사는 따를 수밖에 없고 관세 인하 효과는 사라지고 만다"고 우려했다. 유럽, 일본에 부품 설계 기술을 수출하고 있는 동원테크 대표는 "단순 조립, 제조 능력만 가지고는 FTA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며 "부가가치가 높은 부품 설계, 기획 능력을 확보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완성차의 경우도 대미 수출 관세(2.5%)가 5년 후에야 없어지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즉시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하 폭도 크지 않고 그나마 당장 철폐되는 게 아닌데다 미국에서 팔리는 자동차의 상당 수는 현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대대적인 수출증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수입차의 가격인하 효과도 그 자체로는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내로 들어오는 배기량 2,000㏄ 이상 미국산 자동차 관세는 발효 즉시 인하(8%→4%)되고 5년 후엔 완전히 없어지지만, 다른 세금과 물류비 딜러 마진 등을 감안하면 최종 소비자가격 인하 폭은 2% 정도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예컨대 5,000만원대 수입차도 관세인하로 인한 할인효과는 100만원이 채 안될 것이란 얘기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한 EU FTA 때도 관세 인하는 2.5%였지만 실제 가격 인하는 평균 1.4%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다만, FTA로 국내 소비자들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수입차를 접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FTA는 원산지 기준이기 때문에 도요타 혼다 닛산 BMW 등 일본ㆍ유럽 메이커들이 미국공장에서 만든 차를 한국시장에 대거 수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그만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넓어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가 대거 몰려오면서 국내 자동차시장경쟁은 더 뜨거워질 것이고 관세인하 보다는 이런 경쟁 때문에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은 있다"면서 "이것이 바로 FTA 효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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