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장판과 전기온풍기 중 어느 쪽이 '전기 먹는 하마'일까.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전기장판조차 켜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장시간 사용했을 때 요금폭탄을 맞게 되는 건 전기온풍기다.
2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전기난방기기 규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실험 결과 120W 2인용 전기장판을 하루 8시간씩 한달 동안 사용한 결과 전기요금은 1만1,000원이 나왔다. 그런데 2.15kW 전기온풍기를 같은 시간 사용할 경우 누진제가 적용되는 가정용 전기요금은 무려 20만1,000원이나 됐다. 전기장판을 사용했을 때보다 18배 이상 비싼 요금을 내야 하는 것.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일반용(상업용) 요금은 5만9,000원이었다.
지경부는 앞으로 3㎾ 미만의 소형 전기온풍기에는 가정용과 일반용 전기요금을 모두 표시하도록 했다. 현재 전기온풍기는 120만대가 보급된 것으로 지경부는 파악하고 있다.
지금까지 640만대 정도가 보급된 전기스토브도 요금 부담이 전기온풍기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140만대 가량 보급된 것으로 추산되는 시스템에어컨은 구조와 작동 체계가 복잡해 일반적인 전기요금 산출이 어렵다고 지경부는 밝혔다.
지경부는 9ㆍ15 정전대란 이후 "전기온풍기와 전기스토브, 시스템에어컨 등 3대 기기가 겨울철 최대전력수요(전력피크)의 16%를 차지한다"며 이들 품목에 대해 에너지비용 표시제를 도입키로 했고, 최근에는 표시제 대상 품목에 전기장판과 전기침대, 바닥 난방용 전열보드, 전기라디에이터 등을 추가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번 실험 결과에 따라 전기장판은 재검토하기로 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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