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까지 꼭 한 달 남았다. 평소엔 제 또래끼리 놀면서 엄마 아빠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아이들도 이맘때면 초롱초롱한 짱구 눈망울을 하기 마련이다. 삭신이 쑤셔 소파에 껌처럼 붙어 있고 싶은 휴일. 수상한 시국을 핑계 삼아 '징글벨이라니!' 하고 타이르고 싶지만, 어쩌랴 애들이 너무 어린 것을. 머리 굴려도 마땅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손잡고 가까운 놀이공원에 가보자. 벌써 한겨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각 놀이공원엔 이번 주말 산타클로스가 강림한다.
■에버랜드는 26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석 달 동안 겨울축제 '윈터 원더랜드'를 진행한다. 어린이들이 추운 날씨에도 바깥에서 뛰어 놀도록 야외 놀이 콘텐츠를 대폭 강화한 신규 프로그램이다. 눈에 띄는 것은 대형 입체 동화책 '호두까기 팝업 어드벤처'. 읽는 동화책이 아니라 걸어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게 만든 동화책이다. 레스토랑 등이 있는 알파인 빌리지를 통째로 팝업북으로 된 동화 마을로 개조했다.
■팝업북의 책장은 모두 일곱이다. 거대한 호두까기 인형이 노래하며 움직이는 '애니메트로닉스' 팝업북, 미끄럼틀을 타고 들어가 즐기는 팝업북, 동화 속 주인공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팝업북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책장에는 동화 '호두까기 인형'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연말까지는 화요일을 제외하고 주 6일 운영하며 내년 1, 2월엔 금~일요일 운영한다. 산타클로스 모자를 쓴 면양을 풀어 놓는 '크리스마스 면양 나들이' 이벤트도 진행한다. (031)320-5000.
■롯데월드는 다음달 25일까지 '2011 크리스마스 대축제'를 연다. 고객이 미리 준비한 선물을 흰 수염에 배불뚝이 분장을 한 산타클로스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자녀에게 전달하는 '산타의 특별한 선물' 이벤트를 마련했다. 크리스마스 뮤지컬 쇼가 시작되기 전 프리쇼 형태로 진행되며 인터넷을 통해 하루 60명까지 신청을 받는다. 100여명의 산타마을 캐릭터가 등장하는 '해피 크리스마스 퍼레이드', 은반 위에서 미녀 산타들이 펼치는 '아이스링크 밴드 쇼' 등 하루 평균 30회의 특별 공연도 축제 기간 펼쳐진다. (02)411-2000.
■서울랜드에서도 어린 고객들을 동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크리스마스 파티' 이벤트가 다음달 25일까지 열린다. 헨젤과 그레텔, 오즈의 마법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여러 동화의 캐릭터들이 곳곳에서 어린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가짜 산타클로스를 붙잡기 위한 좌충우돌 모험담 '크리스마스 선물을 돌려줘', 마술쇼 '눈 내리는 마술극장', '크리스마스 산타 퍼레이드' 등 다양한 공연도 진행된다. 기이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착각의 집'은 파티 하우스로 개조돼 예쁜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가족 사진을 찍을 수 있다. (02)509-6000.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키자니아도 25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진행한다. 올 한 해 남몰래 한 착한 일을 메모지에 적어 중앙광장 시계탑에 있는 산타하우스를 방문하면, 산타클로스의 칭찬과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착한 일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키자니아 NGO에서 기부 문화를 체험해보는 나눔 모금 플래너 활동에 참여하면 된다. 모금한 '키조(키자니아에서 통용되는 화폐)'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스리랑카 어린이들에게 자전거를 선물하면 역시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인테리어 회사 옆 간이공방이 크리스마스 별 장식 만들기 공간으로 개조되는 등 놀이공원 전체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진다. 1544-5110.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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