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바클레이은행 최고경영자(CEO)의 임금은 50배 증가한 반면 영국의 평균임금은 세 배 늘어났다."
'1%'의 탐욕이 영국 사회를 좀먹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영국 고소득위원회가 최종보고서에서 "지나치게 높은 고위직의 임금이 영국 경제를 부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 보도했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영국의 임금 격차는 입이 벌어질 정도다. 일례로 30년 전 평균임금의 13배이던 바클레이 CEO의 임금이 지난해에는 평균임금의 169배로 뛰었고, 같은 기간 국영 로이즈은행 CEO의 임금도 13.6배에서 75배로 수직상승했다.
고소득위원회는 소득 불평등 개선을 위해 고위직 임금의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고위직 임금 산정의 투명성 보장 ▦노동자의 보상위원회 참여 ▦10대 고위직 임금 공표 ▦고소득 감시 기구 설립 등 12가지를 제안했다.
고소득위원회는 "터무니없는 고임금이 시장을 왜곡하고 보상 체계를 망가뜨렸다"며 "이는 높은 임금이 고위직의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그릇된 인식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데보라 하그리브 고소득위원회 의장은 "누구나 고임금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고위직의 임금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도 불평등한 임금 체계에 메스를 들이 댈 조짐이다. 빈스 케이블 산업경제부 장관은 이번 보고서에 정부가 논의해온 많은 것들이 포함됐다고 평가한 뒤 "실적과 연계된 보상이 이뤄지는 책임 있는 자본주의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케이블 장관은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인트폴 대성당 앞 시위자들을 심정적으로 동조한다며 "경영진의 과도한 임금을 제한하는 법안을 내년에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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