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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어윤대 '밀어주고 끌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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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어윤대 '밀어주고 끌어주고'

입력
2011.11.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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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더불어 금융계 '4대 천황'으로 불린다. 이명박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으로 금융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들이다.

그렇다고 4명의 '코드'가 모두 같은 건 아니다. 사안마다 독자행보를 걷기도 하고, 이해관계가 맞물린 사안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기도 한다. 하지만 유독 돈독한 밀월 관계를 과시하는 이들이 있다. 강 회장과 어 회장이다.

대표적인 사안이 메가뱅크(대형은행간 합병 통한 초대형은행 탄생)다. 현 정부 초기 기획재정부장관 시절부터 메가뱅크를 주창했던 강 회장은 올 3월 산은지주 회장 자리에 취임한 직후 우리금융 인수를 통한 메가뱅크 의지를 불태웠고, 어 회장 역시 작년 6월 KB금융 회장직을 맡자마자 "KB금융을 세계 50위권에 드는 경쟁력 있는 메가뱅크로 키우겠다"고 언급했었다.

최근 들어선 외환보유액 활용을 두고 보조를 맞추고 있다. 어 회장은 지난 21일 한 컨퍼런스에서 "국내 금융기관들이 달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을 국내 은행에 푸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외환보유액 활용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앞서 강 회장은 "외환보유액을 은행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가 논란이 빚어지자"당장 빌려주라는 것이 아니라 위기 시에 대비해 커미티드라인(대여 한도)을 설정해 두자는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특히 어 회장은 '강만수 예찬론자'를 자청한다. 한 간담회에서"강 회장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지만 향후 세계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클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어 회장은 지난 9월 워싱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는 강 회장의 재정부장관 시절 고환율 정책에 대해서 "금융위기 상황에서 원화가 저평가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가 그렇게 빨리 경제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는 극찬을 했다.

해외 인수ㆍ합병(M&A)을 두고도 어 회장은 강 회장을 적극 지원사격하고 있다. 어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유럽 재정위기 이후 대형 금융기관 매물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KB금융처럼 외국인들이 대주주로 있는 금융회사들은 인수가 쉽지 않다"며 "유일하게 대형 M&A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산은금융을 적극 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M&A할 기회가 왔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은 여러 면에서 뜻을 같이할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배(1945년생)도 같고, 출신지도 경남 진해(어 회장), 경남 합천(강 회장)으로 비슷하다. 특히 현 정부 공신으로 재정부장관ㆍ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강 회장) 및 국가브랜드위원장(어 회장) 등 요직을 맡으며 공감대를 쌓아온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메가뱅크나 외환보유액 활용, 고환율 정책 등은 찬성보다 반대가 더 많은 논쟁적인 사안"이라며 "사적인 친분보다도 경제철학 공유가 두 사람을 더욱 끈끈하게 엮어주는 요인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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