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은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기습 표결에 적극 참여하면서 당과 보폭을 맞췄다.
박 전 대표는 평소처럼 의총엔 불참했지만 여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점거가 시작된 오후3시7분쯤 본회의장으로 직행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늘 표결 처리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라고 간단히 답한 뒤 바로 입장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오후 2시40분쯤 (당 지도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여의도 인근에 선약이 있었는데 취소하고 바로 왔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표결 직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FTA에 대해서 그 동안 소상하게 다 말씀 드렸기 때문에…”라며 “오늘 표결이 끝났고 그래서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제가 급히 가야 할 곳이 있어서요”라며 더 이상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본회의 직후 열린 의총에는 참석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국회 본청을 떠났다. 박 전 대표는 2009년과 지난해 각각 미디어법과 예산안을 처리할 때에는 국회 본청에 들어왔지만 여야 충돌로 인해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이날 본회의 전 의총, 본회의, 본회의 후 의총 등 FTA 처리 관련 일정에 모두 참여했다. 정 전 대표는 표결 결과에 대해 “어려운 상황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다 수긍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오 전 특임장관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자신의 정치평론서 출간 기념 사인회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표결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전 장관은 서둘러 사인회를 끝내고 상경했지만 이미 ‘상황 종료’ 뒤였다.
한편 이날 FTA 비준안 처리 와중에 박 전 대표의 화장 여부를 놓고 친박 의원들과 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이 트위터에 “(본회의장이 혼란스런 상황에서) 화장실에서 박 전 대표가 화장을 고치고 계시더군요! 헐”이란 글을 올린 게 발단이 됐다.
이에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화장실 한쪽에서 종이에 메모를 하고 있었고 여야 의원과 사무처 직원 수명이 목격했는데 김진애 의원은 이를 ‘화장을 고치고 있더라’고 거짓말을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도 트위터에 “박 전 대표가 메모를 하는 모습을 같이 봤는데 나는 메모하는 모습으로 봤고, 김진애 의원은 화장하는 모습으로 봤는가. 비열하다”고 적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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