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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CIA… 이란 레바논서 비밀조직 발각 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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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CIA… 이란 레바논서 비밀조직 발각 와해

입력
2011.11.2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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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명 ‘피자’, 접선장소 ‘피자헛’

이란과 레바논의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정보조직이 잇따라 발각돼 와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정보당국의 안이한 접선방식이 원인인데 대가가 크다. 대 테러 정보수집에 구멍이 뚫렸을 뿐 아니라 조직 재구성도 쉽지 않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은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란 당국이 최근 자국 내의 미 정보조직 2개를 적발해 관련 정보원들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으며 미 당국이 이를 인정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체포된 정보원은 레바논에서 10여명, 이란에서 30여명 선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ㆍ현직 미 정보관리들은 “CIA요원과 정보원들이 사용하는 첩보 은어가 알려져 조직이 들통났다”고 abc방송 등에 털어놨다.

레바논의 미 요원들은 정보원과 접선할 때 ‘피자’라는 암호를 쓰고, 접선장소를 ‘피자헛’으로 불렀는데, CIA의 정보를 빼내기 위해 접근한 헤즈볼라 이중첩자에 이 용어들이 노출됐다. 미 비밀요원 등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이후에도 접선 장소를 바꾸지 않았다. 미 정보당국은 접선장소가 노출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난해 제기됐는데도 이를 무시했다. 익명의 전 CIA 요원은 “우리(정보원들)는 게을렀고, CIA는 헤즈볼라를 상대로 조심성 없이 함부로 행동했다”고 abc방송에 말했다.

이란에서는 요원들이 보안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아마추어 같은 행동을 해 덜미가 잡혔다. 이란 정부는 미 정보당국을 비웃기라도 하듯 해당 홈페이지를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현지인이 대부분인 정보원들은 붙잡혀 이미 처형됐거나 처형될 처지에 놓여 있어, 미 정보당국이 이곳에서 조직을 재정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로버트 베어 전 CIA 베이루트 책임자는 “헤즈볼라는 잔인하고 용서를 모른다”며 “영리한 정보원이라면 우리를 다시 만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ㆍ현직 정보 관계자들은 “두 곳의 정보조직이 사실상 와해됐다”며 “이번 일로 인한 손실은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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