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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낙제점 의회'… 비난 조롱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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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낙제점 의회'… 비난 조롱거리로

입력
2011.11.2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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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2회기 미 의회는 역대 최악의 의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초당적 기구인 의회 슈퍼위원회가 21일 예산삭감 합의 실패를 공식 선언하자 미 언론은 “아무 일도 안 하는 의회”라고 비판했다. 스스로 마감시한을 정해놓고 지키지 못한 의회를 조롱하는 ‘불임 국회’라는 말까지 생겼다. 이대로 회기를 마치면 아무 일도 안 한 의회라는 비웃음을 산 해리 트루먼 대통령 시절인 1948년 의회보다도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NBC방송은 “이번 회기 의회 성적이 가장 나쁘다는 많은 증거들이 있다”며 연방정부 폐쇄 위기, 연방정부 채무불이행 (디폴트) 위기 등을 거론했다. 의회 로비스트 빌리 무어는 공법(公法)의 경우 이번 의회가 55개 법률만을 통과시켰다며 이는 지난 20년간 평균치 148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34건은 기존 법을 연장시킨 것이다. 이를 포함해 지난달 중순까지 의회가 통과시킨 전체 법률은 89개로서 작년 258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트루먼 대통령 당시 의회는 일 안하는 의회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공방 끝에 태프트-하틀리법(노사관계법)을 제정했다.

미 의회가 교착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정쟁 때문이다.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은 지난 1년간 사사건건 대립했다. 공화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치적인 건강보험개혁법 마저 무효화시키려 했다. 또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이 마련한 수백 개의 법률안을 보류시키곤 했다. 양당이 초당적으로 합의한 첫 사례가 지난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라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다.

의회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여론조사에 그대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의회 활동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갤럽 조사에선 1993년 통계 이래 가장 낮은 13%(반대 82%)만이 긍정적 대답을 했고, CBS CNN 팍스뉴스 등도 찬성 의견이 8~14%로서 가장 낮았다. 민주당 벤 넬슨 상원의원은 “하원을 들여다보면 합의를 이루기 힘든 구조”라며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 책임을 물었다. 공화당 오린 해치 상원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고의로 의회와 충돌한 뒤 의회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며 오바마 책임론을 꺼냈다.

시사주간 뉴스위크 자매지인 더데일리비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역대 대선에서 유효성이 입증된 의회 때리기를 재선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의 대 의회 모토는 ‘옳은 일을 하라’에서 최근 ‘우리는 기다릴 수 없다’로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책임 논란과는 별개로 그가 불임 의회의 수혜자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때 30%대로 추락했던 그의 지지도는 최근 40% 중반대로 복귀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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