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사진)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2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를 촉구하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先) 대책, 후(後) 비준'당론을 정하고 진두지휘했지만 지금까지 선 대책을 실현시키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며"책임을 통감하고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 시점에서 선 대책을 고집하기보다 비준에 찬성하되 부족한 부분을 정부가 보완하도록 부대의견으로 요구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강조한 뒤 국회 표결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정상적 표결이면 참여하지만 폭력적 상황이면 그날 봐야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 당론인 선(先)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채 비준안 처리 필요성을 거론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내년 대선 재도전을 염두에 둔 정치적 승부수라는 관측이 많다.
통합을 추진 중인 야당 등 진보진영과 달리 보수진영은 여당의 내부 분열 등으로 정권 재창출 가도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진영의 대선 주자로 다시 주목을 받으려면 지역구를 포기하면서 '충청권 맹주'라는 지역주의적 이미지의 탈피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도"총선 불출마가 정계 은퇴로 이어지느냐"는 질문에는 "정계 은퇴와는 상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대(大) 중도신당론'을 전파하고 있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따라 그의 지역구(충남 홍성ㆍ예산)에 홍성 출신 서상목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한 측근은 "이 전 대표가 젊은 인재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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