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알고 있는 아주 작은 어떤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쓴 책입니다."
록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46)이 자전적 에세이 <우연에서 기적으로> 를 냈다. 21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삶을 소재로 책을 쓰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연에서>
그의 삶은 TV드라마 소재로 쓰일 만큼 드라마틱하다. 27년 전 부활의 기타리스트로 데뷔해 보컬 이승철과 함께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을 히트시키며 큰 인기를 모았지만 1988년 밴드 해체 이후 마약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들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93년 '사랑할수록'의 성공으로 재기에 성공했고 최근 '남자의 자격'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출연해선 감성을 자극하는 따뜻한 조언으로 '국민 멘토'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김태원은 "살면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좌절, 희망, 용기를 들려주고 싶어 지난 1년간 직접 책을 썼다"고 했다.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던 어린 시절부터 음악인으로 살며 느낀 것들, 그의 표현대로 "미치기 직전까지 갔던" 좌절의 시간들, 동료들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 등을 솔직하게 담았다.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이 쓴, 옆에서 누군가 말해주는 듯한 글"이라는 그의 설명처럼 책은 투박하지만 쉽게 읽힌다는 평가다. "말을 짧게 하는 편이라 책을 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쓰면서 서서히 (글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독자에겐 '삶의 힌트'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 책이 작은 힌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오랜 시간이 걸려 알아낸 것을 한 순간에 알아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많이 배운 분들의 책에 비해 빛깔이 덜 화려할 순 있어도 그것과는 분명히 다른 힌트를 드릴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부활 해체의 이유이기도 했던 이승철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책에 적었다.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점에 화해하고 싶다는 바람도 담았다. 지난날을 회상하며 "마약으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결론을 얻은 뒤 이승철이 날 떠난 이유를 알게 됐다. 내 고집과 히스테리가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했다.
김태원은 음악에 미쳐 있었기 때문에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어하는 후배들에게도 "음악에 미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 멘토로서 하고 싶은 말은 어떤 것일까. "관심은 영광이지만 멘토로서 영향력을 갖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포용력의 리더'로 평가 받는 데 대해서도 "주위 사람들의 포용력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 이지 내가 높아서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로 장애인 학교 건립을 꼽았다. 그의 아들이 자폐아라는 사실은 알려진 사실. "장애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싶어요. 아이들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요한수도회에서 장애인이 머물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있는데 이 책의 수익금도 모두 거기에 기부할 겁니다."
이새하 인턴기자(성균관대 사학4)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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