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특수본' 개봉 앞둔 배우 엄태웅/ "연기 하나하나 알아가는 즐거움…엄정화 동생 호칭이 좋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특수본' 개봉 앞둔 배우 엄태웅/ "연기 하나하나 알아가는 즐거움…엄정화 동생 호칭이 좋아"

입력
2011.11.21 12:37
0 0

얼굴이 유난히 커보였다. 바람이 살짝 들어간 듯 부어올라 있었다. '어젯밤 과음 했구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한 스포츠신문과의 음주 인터뷰 때문에 밤 늦도록 술잔을 기울였다고 했다. 그 전날 절친한 동료 배우 이선균의 모친상까지 챙겼다니 얼굴이 부풀어오를 수밖에.

배우의 신비감이 줄어든 자리를 친밀함이 대신했다. 인터뷰 시간이 흘러 가면서 그의 얼굴은 가라앉았지만, 친밀함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로 인기를 모으고, 신작 영화 '특수본'의 개봉(24일)을 앞두고 있는 엄태웅을 17일 오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특수본'은 비위에 연루된 한 경찰관의 피살 사건을 수사하던 강력계 형사들이 경찰조직 내부의 거대악과 마주하고 이에 맞서는 과정을 그렸다. 용산 참사를 연상시키는 장면 등을 집어넣어 다분히 사회비판적인 면모를 지닌 이 영화에서 엄태웅이 맡은 역할은 정의로운 다혈질 형사 성범. 범죄분석관 호룡(주원)과 손발을 맞추며 엄청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인물이다. 정진영과 성동일, 김정태 등 개성 넘치는 중견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춘 엄태웅은 땀내 물씬 나는 성범의 옷을 입고 영화의 시종을 진두지휘한다. 그의 출연작 중에서 가장 뚝심 있어 보이고 눈에 띄는 연기다.

"호룡 역할도 할 수 있었지만 최근 부드러운 역할을 주로 해서 성범에게 더 끌렸던 듯해요. 2층 높이의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는 추격 장면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요."

'1박2일'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방송 출연 초기엔 '병풍이냐'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그는 최근 순박한 웃음을 제공하며 강호동이 빠진 '1박2일'에서 주요 기둥으로 자리잡았다.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해서 얻었던 별명 '엄포스'에 상반되는 '엄순딩'이라는 새 별칭을 얻을 정도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을 통해 가벼운 역할도 했지만 사람들이 선뜻 내게 다가서지 못했는데 '1박2일' 덕분에 친근감과 호감이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처음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 '왜 나를?'이라 생각했어요. ('시라노…'의) 김현석 감독님은 '좋을 거 같은데'라고 했고, (영화제작사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님은 '하지 말라' 하셨죠. ('1박2일') 나영석 PD님은 '그냥 놀고 오면 돼' 했지만 그게 힘들더군요. 뭔가 하고 싶은 생각은 많은데 그냥 웃고만 오게 되더군요. '아 모르겠다' 생각하고 출연하니 마음이 편해지고 말문도 터지더군요. 이젠 정말 놀다 오는 기분이에요."

지난 6월 강원 철원군이 군청 홍보대사인 그에게 감사의 표시로 철원군에 엄태웅 로드와 엄태웅 광장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그의 이름 앞에 따라붙기 일쑤인 '엄정화 동생'이라는 수식어를 떼도 될만한 일종의 사건. 하지만 엄태웅은 "여전히 '1박2일'로 시골가면 사람들이 엄정화 동생이라고 부른다. 영원히 그렇게 불릴 것 같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19일 개봉할 멜로영화 '네버엔딩스토리'의 촬영을 최근 마치자마자 새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에 들어갔다. 충무로에서 그의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 알만하다. 최근 가파른 인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음에도 그는 상 등 연기에 따른 부가적인 것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그는 "연기 잘하고 싶고, 연기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즐거움을 있지만 상은 부담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아예 "레드 카펫 밟고 남 앞에 나서는 것조차 싫다"고 덧붙였다.

"저 같이 생긴 사람은 항상 인상 강한 역할만 들어오기 마련인데 운 좋게 여러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듯해요. 더 나이 먹기 전 누와르 영화에서 슬픔을 지닌 그런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강지원 인턴기자(서울여대 언론홍보4)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