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4년 전 발생한 '이태원 햄버거가게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아더 패터슨(32)을 12월 중 기소하기 위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윤해)는 21일 "불필요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공소시효 도래 전에 패터슨을 기소하고자 사건을 재기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패터슨이 미국에서 체포돼 이달 초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기 시작한 후 국내 송환에 대비한 기록 검토를 해왔으며, 미국 사법당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했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인 인도 재판이 장기화돼 공소시효인 내년 4월2일을 넘길 경우 향후 재판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신속한 수사 착수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기존 수사기록만으로도 기소가 가능하지만, 혈흔과 진술 분석에 선진화된 기법을 적용하고 도검(刀劒)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내달 중 패터슨을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은 패터슨이 형사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미국으로 도피했기 때문에 도피 시점부터 공소시효가 정지됐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패터슨 측은 흉기 소지 혐의로 한국에서 형기를 마쳐 내년 4월이면 시효가 완성된다고 맞서고 있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미국 재판부에도 제출할 예정이다.
패터슨은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의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모씨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이 사건은 당시 패터슨 대신 살인 혐의로 기소된 에드워드 리가 무죄 판결을 받아 미궁에 빠질 뻔했지만, 검찰의 재수사와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2009년)으로 패터슨에 대한 처벌 여론이 거세졌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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