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과 힘겨운 교육 현실 앞에서 고민하는 고등학생의 세상을 향한 외침이 잘 느껴지는 글이다.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꼭 필요한 주장을 용기있게 해 주었다. 하지만 훌륭한 주장을 내세우면서도 그것을 강렬하게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논점 파악 및 서론의 구성 ▦사고의 폭과 방향 ▦논거의 구체성과 타당성을 보완했으면 한다.
먼저 글이 주장하는 바는 학벌 위주의 사회풍토에 대한 비판일 것이다. 하지만 '물론 대학입시 거부운동이 … 행동이 아닐까'라는 주장이 중심 논거에 위치한 것으로 볼 때, 시위 학생의 용기를 칭찬하는 글로 보일 수 있다. 위의 주장은 서론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정도로 사용하고, 그 행동을 촉발시킨 '본질적 문제점'을 짚어 문제제기를 정확히 해야 한다. '성적으로만 평가받는'을 '학과 성적으로만'이나 '하나의 기준에 의해서만'으로 명확히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리하여 논의하고자 하는 주제가 학벌 등의 획일적 기준으로만 인간을 평가하는 세태에 대한 비판임을 뚜렷이 한 후, 본론에서 '왜 그것이 잘못된 것인지' 근거를 제시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옳다. 그 부분의 논거는 윤리 교과의 '장자의 사상'을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사고의 방향이 너무 일방적이고 극단적인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학생의 논거는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모든 학생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학생이 꿈도 없이 맹목적으로 학교를 다닌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며 자신만의 일방적 생각일 수 있다. 부분적인 사실을 전체의 사실로 일반화하는 것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또한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노력하고 경쟁하는 것이 사회적 장점도 있다는 점에서 일방적으로 단점만을 부각시키는 것도 무리가 있다. 장ㆍ단점을 모두 고려하여 장점은 살리고 단점만을 수정ㆍ보완하려는 균형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 사회문화 과목의 기능론과 갈등론, 사회문화 현상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 등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논거의 구체성과 타당성을 지적하고 싶다. 전반적으로 글이 날카롭지 못한 이유는 사안의 원인을 나누어 구체적으로 따져주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점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제시하지 않았으므로 해결책도 구체성이 떨어지고 있다. 개개인의 의식 변화, 기성세대의 의식 변화가 왜, 어떠한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지에 대해 불투명하다. 자칫 모든 개개인이 대학입시를 거부하는 쪽으로 의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으로 오해할 수 있다. 또한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의식 변화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타당하지는 않다. 사회구조적 문제는 개인의 의식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 및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 공통과목 도덕 교과의 라인홀드 니부어의 주장과 연결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 자료들을 공부한 후 논점을 뚜렷이 하여 문제제기를 해보고, 그것이 어떤 점에서 문제가 되는지 지적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을 개인적ㆍ사회적 차원에서 분석한 후 각각의 해결 방향을 제시한다면 더 만족할 수 있는 글을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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