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산지역 분양열기가 올해 여름 잠시 주춤하더니 연말 해운대ㆍ광안리 등 바다 조망을 누릴 수 있는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거실 창으로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바다조망 아파트는 항시 인기를 끌어온 흥행 보증수표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해 15개 광역시ㆍ도(제주도 제외) 아파트 분양시장 가운데 부산지역이 97.3%의 청약 성공률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인천의 경우 청약 마감된 사업장이 한 곳도 없는 등 대부분의 지역이 50% 이하의 청약성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부산 물량은 상당수가 입지, 희소성, 가격 등 3박자를 갖추고 있어 인기가 높았다는 평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최근 일반 분양에 나서 올해 전국 최고 분양 경쟁률(81.5대 1)을 기록한 '래미안해운대'가 대표적이다. 해운대 해수욕장과 인접해 바다 조망뿐 아니라 주변에 쇼핑시설, 도서관, 문화회관 등이 위치해 실수요층에게 인기가 높았다. 특히 분양가가 인근 시세와 비슷한 3.3㎡당 900만~1,050만원 선으로 책정된 데다, 부산에 처음 공급되는 래미안의 브랜드 가치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쌍용건설이 17일 분양한 '광안동 쌍용 예가 디오션'도 699가구 모집에 3만9,252명이 몰리면서 평균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3㎡당 분양가도 940만원 선으로 인근 바다조망 아파트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다. 류종상 쌍용건설 분양소장은 "수영구에서 가장 높은 43층 높이로 바다와 산 조망이 가능하면서도 90%가 중소형으로 구성된 게 인기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까지 이어지는 올해 부산지역 분양 단지들은 대부분 바다 조망권과 함께 브랜드ㆍ제품력까지 갖춰 분양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정관신도시에 들어서는 '정관동일스위트3차'도 이달 중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20층 15개 동으로 구성되는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65~100㎡로 평형이 다양하며, 3.3㎡ 당 분양가는 600만원대 후반으로 예상된다. 정관신도시는 주거단지는 물론 첨단 산업단지와 산학연구소 등을 갖추고 있어, 생산과 소비가 함께 이뤄지는 자족기능을 갖춘 신도시로 꼽힌다.
포스코건설은 부산 재송동 87의3 일대 재개발 아파트인 '해운대 더샵 센텀누리'를 12월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7층, 4개 동 규모에 총 375가구로 조성되며, 전용면적 72~127㎡의 다양한 평형으로 공급된다. 단지 주변에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센텀시티, 홈플러스 등의 쇼핑시설과 문화시설이 있고 8개 버스 노선이 지나간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단지에서 가까운 장산(해발 634m)의 자연환경과 인근 센텀시티의 편의시설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아파트 명칭을 '센텀누리'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부산은 최근 3~4년간 신규 공급이 부족했던 데다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경제도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아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최근에는 조망권 만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 입지조건 등을 내세운 물량이 많아 분양열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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