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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애제자 美아티스트 데이비드 라샤펠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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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애제자 美아티스트 데이비드 라샤펠 특별전

입력
2011.11.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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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아트 거장 앤디 워홀의 애제자로 이름 난 미국 아티스트 데이비드 라샤펠(43)은 작품으로 숱한 논란을 부르는 문제적 사진작가다. 마이클 잭슨을 순교한 예수로 묘사해 대중의 관심 속에 살고 죽는 스타를 풍자하는가 하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현대 뉴욕에서 재현해 종교 의미를 되묻는다. 흑인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을 앞세워 보티첼리의 '비너스와 마르스'를 패러디한 작품은 유럽에 정복당한 아프리카를 상징한다. 메시지로만 논쟁을 부른 게 아니다. 레이디 가가의 파격적인 누드, 안젤리나 졸리의 세미 누드 사진은 심의 문제도 일으켰다.

마돈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알렉산더 맥퀸, 힐러리 클린턴 등 수많은 유명인사를 자신의 카메라 앞에 세워 '이미지의 마술사'로 통하는 라샤펠의 한국 특별전이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개막한다. 전시 작품은 198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모두 160여 점이다.

전시에 맞춰 한국을 찾은 그는 개막 하루 전날 기자들과 만나 "'소울'이라는 이름의 도시에 있다는 사실이 놀랍게 여겨진다"며 좌중을 웃음짓게 한 뒤 "내가 사진을 시작한 것은 돈도 명예도 아니었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마음을 통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런 공감이 생긴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철저히 계산된 세트에서 촬영한다.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는 때로 선정적이고 절망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작품이 충격을 주려는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뉴스만 보더라도 충격적인 일이 너무 많다. 예술로 충격을 주는 것은 수준이 얕은 것이며 오래갈 수도 없다. 오히려 나는 시대의 어둠이나 절망이 아니라 빛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앤디 워홀의 소개로 1990년대 중반부터 잡지 사진작가로 일한 그는 10여 년간 쉴 틈이 없었다. 늘 마감에 쫓기며 중압감에 시달렸다. 같은 고민을 하던 친구 두 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할 정도의 스트레스였다. 그 역시 일 중독과 약물 중독에 시달리다가 2006년 일을 접고 하와이의 한 농가로 떠났다.

"패션계는 미를 추구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어둠이 존재하는 곳이다. 자연 속에서 내 솔직한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면서 삶의 균형을 되찾았다." 그곳에서 그는 사진작가로서의 전기도 마련했다. 유명인사가 아닌 재난과 재해, 소비와 환경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메시지 강한 작품들은 이때 이후 쏟아져 나온 것이다.

물론 인체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나르시시즘적 표현 방식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잡지 사진을 촬영할 때 배운 모든 경험을 투입한다. 비평가들은 순수예술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 육체와 젊음은 상품이 아니라 영혼의 옷이라고 믿는다. 남보다 내가 낫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면 나르시시즘은 자신이 중요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고 여긴다는 점에서 의미 있기 때문이다." 전시는 내년 2월 26일까지. (02) 566-0835. 관람료 성인 1만 3,000원, 청소년 1만원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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