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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페이스' 라호이, 히든카드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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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페이스' 라호이, 히든카드 뭘까

입력
2011.11.2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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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룬 스페인의 차기 총리로 마리아노 라호이(56) 국민당 당수가 유력시되고 있다.

보수성향의 국민당(PP)은 20일 치러진 총선에서 350석 중 186석을 차지해 110석을 얻은 집권 사회당에 압승을 거뒀다. 2004년과 2008년 총선에서 사회당의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총리에 연이어 패했던 라호이는 현 정권이 초래한 경제침체에 분노한 국민의 지지를 업고 세번째 도전에서 승리해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북서부 갈리시아 출신인 라호이 당수는 오랜 정치 파트너였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정권에서 교육부 장관, 내무부 장관 등을 거치며 국민당의 2인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좀처럼 속을 드러내지 않는 뻣뻣한 성격 탓에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외신들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당이 승리하자 '모호함의 달인' '포커페이스' 등으로 라호이 당수를 설명했다. '계단에서 갈리시아 사람과 마주치면 그가 올라갈지 내려갈지 절대 알 수 없다'는 스페인 속담을 입증하듯 라호이는 유세 과정에서도 개혁의 구체적 청사진을 밝히지 않아 주위를 혼란케 했다. "연금, 보험, 교육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긴축이 이뤄질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언급했을 뿐이다. 최근 열린 TV 토론에서는 준비한 메모에서 한번도 눈을 떼지 않는 경직된 자세로 일관해 토론이 끝난 후 아무도 그에게 질문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제 경험이 부족하고, 유로존 해법의 핵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것도 그를 불안하게 보는 요인이다.

그러나 그의 강직한 성품이 위기상황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 라호이의 친구인 자비에르 포엠스는 "그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척하면서 목표한 것을 이뤄내는 데 달인"이라고 두둔했다. 친근함이 부족한 성격 때문에 인기투표에서 한 번도 상위에 오른 적이 없지만 지키지 못할 공약은 입 밖에 꺼내지 않는 신중함은 후한 점수를 받는다. 앞선 총리들과 달리 영어도 열심히 공부한다.

라호이가 이어 받을 스페인의 경제는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다. 청년 실업률이 45%에 육박하고 국채수익률은 7%에 가까워 '이탈리아 다음 가는 유로존의 폭탄'으로 지목된다. 라호이는 총선 결과가 나온 직후 "스페인을 구할 기적적 해결책은 없다"며 "노력한 만큼 반드시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며 국민의 협조를 호소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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