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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아직은 '냉기 도사린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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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아직은 '냉기 도사린 봄'

입력
2011.11.2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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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간 군부정권에 억눌려 온 미얀마 정정에 햇살이 비치고 있다. 올해 초 출범한 신정부가 잇단 개혁조치를 내놓으며 민주화 기대를 높이고 있고, ‘민주화 아이콘’으로 불리는 아웅산 수치는 원내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 ‘미얀마의 봄’을 짓밟았던 군부의 영향력이 건재해 미얀마의 민주화까지는 아직 많은 난관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BBC방송은 21일 수치의 소속 정당인 민족민주연합(NLD)을 인용, 수치가 조만간 치러질 의회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수치의 지역구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BBC방송은 수치가 이르면 올해 안에 원내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485석 중 39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으나 군부가 일방적으로 선거를 무효화한 90년 총선 이후 수치가 제도권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군부정권이 20년 만에 실시한 선거를 보이콧 했던 수치는 테인 세인 대통령이 이끄는 신정부가 ▦반정부 세력과의 대화 ▦언론검열 강도 완화 ▦노조 인정 ▦정치범 석방 등 전향적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자 입장을 바꿨다. 군부 정권 일원이었던 세인은 집권 이후 압제 이미지를 벗고 개혁 일변도 정책을 추진, 미국의 호감을 샀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미 국무장관으로는 50년 만에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다. 동남아의 외톨이에서 2014년 동남아국가연합(ASEAN) 의장국을 맡을 정도로 미얀마의 변신은 눈부시다.

향후 총선에서 수치가 20년 전처럼 대승을 일궈내며 수평적 정권교체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정권의 인적청산 없이 출범한 신정부에서 여전히 요직을 차지한 군부세력의 반발이 예상되고, 현 의회 임기 내에서는 NLD가 상ㆍ하원 664석 중 직접선거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의석이 50석 이하인 점 등을 들어 변화의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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