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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제 수궁가 네 번째 완창 무대 갖는 정옥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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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제 수궁가 네 번째 완창 무대 갖는 정옥향

입력
2011.11.2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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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돌아가신 스승님께 올리는 기제 삼아 해볼랍니다." 판소리 명창 정옥향(59ㆍ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수궁가 준보유자)씨가 26일 여는 '판소리 완창 발표회-양암 정광수제 수궁가'는 자신에게 원형을 물려준 스승 정광수(1909~2003) 명창에 대한 보은의 자리다.

"삐기(틀리기) 쉬운 자진모리가 아주 편안하게 구성돼 있어요. 또 밑으로 가는가 싶더니 어느새 상청 중의 상청(사닥다리목)을 구사하는 대목은 선생님만의 장기였죠."

1996년 이후 네번째 갖는 완창 자리지만 시간이 갈수록 새롭다. 김천문화원의 제의로 가졌던 첫 공연은 "아무 것도 모르고" 했고, 2002년 판소리 전수조교가 돼 열었던 공연은 "마음 급해 사명감으로" 했지만, 스승의 탄생 100주년이던 2009년의 헌정 무대는 스승의 체취를 물씬 느꼈다. 이제 그의 마음은 더욱 다부지다.

"스승님이 각별히 여기시던 유성준의 바디(유파)로 올릴 작정입니다." 유성준-김연수-임방울-정광수로 이어지는 전승의 맥이 실체로 살아오게 된 데에는 정씨의 덜퍽진 마음 씀씀이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고집이라면 고집이다. "서편제와 동편제가 살짝 섞인, 매우 힘든 중고제지만 자꾸 완창을 함으로써 귀명창들이 알아주는 거죠." 중고제의 원형을 따라, 상청도 하청도 아닌 을목(중간 성음)을 중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정씨는 국악계 마당발로도 이름 났다. "오라는 데를 모른 체 할 수 없어 다 참여하다 보면 소리를 등한시하게 되니 그게 애로라면 애로지요." 가깝게는 지난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1회 해외한민족교육진흥상 시상식에서 판소리 눈대목을 불러 흥을 돋웠고, 9일 강서구민회관에서 펼쳐진 강서어르신문화예술제에서는 제자와 민요를 열창했다. 종로문화원에서 작년까지 20여년 장구ㆍ민요ㆍ판소리를 가르쳤고,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 국악 공연도 꾸준히 열고 있다. 남은 꿈은 인간 문화재 지정. "당신의 딸도 제쳐두고 저를 전수조교로 정하신 스승님의 소리를 제자들한테 올곧게 물려주고 죽을 겁니다."

수궁가 완창은 26일 오후 4시 남산국악당. 문의 정옥향판소리연구소 (02)763-9508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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