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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 차린 모나미의 이유있는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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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 차린 모나미의 이유있는 변신

입력
2011.11.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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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펜 사인펜 보드마카 네임펜.

지금은 사전에 올라있는 고유명사들이지만, 사실 유래를 따지면 한 문구회사가 만든 제품의 이름들이다. 고유명사를 보통명사로 만든 이 회사는 문구업계의 살아있는 전설 모나미다.

한국인 가운데 모나미가 만든 볼펜(모나미153)이나 크레파스(왕자 크레파스)를 써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터. 모나미는 일종의 국민브랜드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창립 51주년을 맞이한 모나미에게 올해는 아주 특별한 해였다. 반세기 동안 문구제품만 만들어 왔지만, 지난 8월 처음으로 문구편의점 ‘알로달로’을 열었다. 모나미 제품을 아예 모나미 매장에서 팔겠다는 것이다.

알로달로는 현재 5호점을 개설했으며 연말까지 20호점, 내년에는 100호점 오픈이 목표다. 이 사업을 주도하는 송하윤(49ㆍ사진) 부사장은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요 매출처였던 동네 문방구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는 걸 보면서 직접 문구매장을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 부사장은 창업주 송삼석 회장의 세 아들 가운데 막내이자 송하경 현 대표이사의 동생이다

사실 대부분의 동네 가게들이 그렇듯 동네 문방구도 고사위기를 맞고 있다. 불량식품이나 사행성 오락기 등으로 스스로 신뢰를 잃은 부분도 있고, 교육부의 학습준비물 일괄구입 같은 제도 때문에 설 땅이 없어진 측면도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문방구는 1999년 2만6,986개서 2009년 1만7,893개로 10년 만에 3분의1 이상 감소했다. 송 부사장은 “학생이 있는 한 학교 근처의 문구점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주먹구구식 낡은 운영으론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모나미가 만든 ‘알로달로’의 모델은 문방구에 편의점 기능을 결합한 형태. 필기구 같은 일반 문구제품 외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핸드폰 케이스, 인기 캐릭터 문구 등을 주로 판매하면서, 15% 정도는 삼각김밥 등 학생들이 즐겨 먹는 스낵류를 팔 예정이다. 단, 불량식품이 술 담배 등은 취급하지 않는다. ‘알로달로’는 문방구처럼 초중고교 주변을 주요 입지로 삼고 있으며, 매장은 50m² 내외의 미니샵 규모다.

동네 문구점 입장에서 보면 모나미도 ‘대자본’일텐데, 알로달로의 등장은 ‘골목 상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송 부사장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박람회를 하면 찾아오는 사람 대부분이 원래 문방구를 운영하던 분들”이라며 “억대 자금이 필요한 편의점과 달리 약 5,000만원이면 점포 개설이 가능하고 마진도 40%로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하고 있어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성동구 구의점의 경우 하루 매출이 약 60만원 정도로 점주는 월 500만원 가량의 순익을 거두고 있다고 했다.

모나미에서 전체적 경영은 송 대표가 총괄하고, 송 부사장은 주로 신규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모나미가 문구사업으로 반세기를 넘길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잘하는 것을 유지하면서도 거기에 기반해 끊임 없이 변화와 신규사업을 시도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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