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긴 백화점들의 송년 바겐세일이 시작된다. 경기 침체로 전반적 매출이 부진한데다 특히 이상 고온 때문에 겨울 옷이 잘 팔리지 않자 백화점들은 평년 보다 연말 바겐세일 기간을 일주일이나 늘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은 25일~내달 11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17일 동안 송년 세일에 들어간다. 송년 세일은 1990년대에는 닷새, 2000년대 들어서도 열흘 정도 진행하는 게 보통이었으나 올해는 2주 이상으로 기간이 늘어났다.
10~11월 평년보다 6도 이상 높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외투와 부츠 등 겨울 의류와 잡화 판매가 극히 부진했던 게 일차적 이유. 여기에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얼어 붙어 명품 매출 증가율조차 평년보다 낮아졌고, 혼수철인 10월에는 가정용품 판매가 마이너스 성장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백화점들은 송년 세일기간 연장이라는 극약처방을 쓰게 됐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세일 참여율도 지난해보다 높은 70~80%에 달한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마크 제이콥스, 에스까다, 모스키노 등 해외 고가 브랜드도 동참해 겨울 신상품을 20~30% 할인해 주며 주방기구, 남녀·아동의류, 스포츠용품, 구두·잡화 등도 10~50% 할인에 나선다.
할인ㆍ경품행사는 황금이나 아파트 경품을 주는 정기세일과 달리 '반값' 위주의 실속형으로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은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전 점포에서 기아자동차 32대를 반값에 살 수 있도록 하는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 25일부터 내달 4일까지는 5대(롯데 신한 KB BC국민 현대) 카드로 5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 정승인 상무는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짐에 따라 겨울 의류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어, 고물가 시대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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