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식품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엥겔계수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엥겔계수는 22.8%로 집계돼 2004년 3분기(24.4%)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엥겔계수란 전체 소비에서 식료품(비주류 음료 포함)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로 100만원 소비 가운데 식료품 지출이 22만8,000원이나 됐다는 의미다. 3분기 전체 가구의 평균 엥겔계수(15.0%)도 2008년 3분기(15.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는 올 들어 식품 가격이 크게 치솟았기 때문. 3분기 기준 고춧가루 등 기타농산물은 전년동기 대비22.1% 급등했고 곡물(13.4%), 축산물(9.3%), 수산물(9.9%), 과실(8.6%), 가공식품(8.0%) 등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4.8%)을 크게 웃돌았다.
1분위 가구는 소비지출 증가율(5.8%)보다 식료품 지출 증가율(7.0%)이 더 높았다. 곡물 지출은 12.5% 늘었고 고추, 소금 등 가격이 폭등한 조미식품 지출은 65.1%나 급증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식료품 지출 증가율은 오히려 1.9% 줄었다. 물가가 올라 먹을거리를 사는 데 쓴 돈은 늘었지만, 실제 먹는 양은 줄어든 것이다.
지출 항목 가운데 외식비까지 포함하면 1분위 가구의 실질적 엥겔 계수는 33.0%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월세와 주택 유지ㆍ수리비용을 포함한 주거 및 수도ㆍ광열비 지출, 의류ㆍ신발 비용까지 더하면 1분위가 '의식주'에 지출한 돈은 총 소비지출의 50.3%를 차지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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