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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이른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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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과학 아는 엄마 기자] 이른둥이

입력
2011.11.2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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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어린이집 같은 반 친구 중에 몸집이 눈에 띄게 작은 아이가 있다. 매일 나 대신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시는 시어머니 말씀으론 그 아이가 환절기마다 다른 아이들보다 결석도 잦은 것 같단다. 몸이 유난히 약한가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아이는 이른둥이였다.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채우지 못하고 일고여덟 달 만에 태어난 것이다.

임신기간이 37주 미만인 아이를 이른둥이로 정의한다. 미숙아나 조산아도 같은 말이다. 이른둥이는 임신기간을 다 채우고 나온 아이보다 몸무게가 적게 나간다. 그만큼 몸이 약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배종우 대한신생아학회장(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이른둥이가 영아 때는 영양이 부족하거나 호흡기 병에 잘 걸리는 경향이 있지만 심각하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두 살 정도부터는 다른 아이들 몸무게를 따라가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 이른둥이가 많아졌다. 약 10년 전엔 전체 신생아의 3.5% 정도가 이른둥이였는데, 최근에는 5%를 넘어섰단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나이 많은 엄마, 일하는 엄마가 늘었기 때문이다. 산모가 고령일수록, 운동량이 많을수록 조산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쌍둥이 출생이 많아진 것도 이른둥이 증가에 한몫 한다. 한 배에 둘이 들어 있다 보면 아무래도 빨리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른둥이 엄마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건 호흡기질환이다. 특히 RS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세(細)기관지염이 위험하다. 보통 아이들은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지만 이른둥이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예방약은 이미 개발돼 있다. RS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특수 항체를 주사하는 것이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 임신기간이 32주 미만인 초미숙아에게 이 약을 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배 회장은 "국내에선 초미숙아 중에서도 기관지나 폐에 이상이 있는(기관지폐이형성증) 아이에게 RS바이러스 예방약을 쓸 때만 보험 적용이 된다"며 "초미숙아 전체로 보험 적용이 확대되면 세기관지염으로 인한 입원율이나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애보트가 한국을 포함한 13개 나라의 엄마 1,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이른둥이를 둔 엄마는 죄책감과 공포, 무기력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엄마들은 40%나 죄책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른둥이가 병원을 드나들 때마다 엄마의 죄책감은 더 커질 게다.

저출산이 문제라고들 한다. 출산장려금이나 다자녀가구 세제 혜택도 좋지만 늘어나는 이른둥이들이 좀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살펴주는 보험 정책이 아쉽다. 그게 소중한 아이를 얻고도 죄책감을 느끼는 엄마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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